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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혼란에 빠진 中 사회... 당국은 '5%대 경제성장'만 외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8 18:40

수정 2022.12.18 18:40

의료진 무더기 감염에 의료 대란
노인 사망 급증에 화장장도 부족
홍콩연구진 "본토 100만명 사망"
급격한 위드코로나 전환에 경고
정부는 빅테크 지원 등 기조 변화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장장에서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시민이 보호복을 입은채 인계받은 유품을 가지고 걸어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장장에서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시민이 보호복을 입은채 인계받은 유품을 가지고 걸어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준비 없는 갑작스런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중국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의료진까지 무더기로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진료 차질과 의료 대란 우려가 커졌고, 노인 사망자 급증으로 안치실과 화장장은 부족한 상황이다.

또 일부 지역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의료 태세에 돌입했으며 학교에 온라인 수업 전환을 요청하는 도시도 다시 나오고 있다.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주중 미국대사관, 독일대사관은 비자 업무를 중단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현실에서도 내년 기조의 방점을 '성장'에 찍고, 가동한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회 전체가 코로나 감염 '혼돈'

18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은 중국이 백신 부스터샷 접종 등의 조치 없이 위드코로나를 전면 이행할 경우 본토에서 10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인정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5000여명이다. 연구진은 "중국 본토에서 가장 최근 조정된 조치를 유지한 채 내년 1월까지 사회를 완전히 정상화한다면 지방의 모든 의료시스템이 코로나 감염 급증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염자를 치료해야할 의료진까지 무더기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의료 공백도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3급 병원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의료진 20%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자가 격리 상태"라며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훙 국가전염병의학센터장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최고조기가 한 달 내 도래해 3∼6개월 지속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용 화장장에 시신이 몰려들어 업무가 과중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직원의 증언을 근거로 이 화장장이 최근 하루에 사망자 200명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하루 30∼40명에서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베이징시 공식 통계에는 11월 19∼23일 이후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더 이상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 상태까지 왔다. 정부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국무원 합동방역기구는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필수 의약품 비축 등 의료 대책을 내놨다. 허난성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이미 전쟁 시기에 준하는 1급 비상 의료 태세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1차 도시 감염, 2차 농촌 감염, 3차 춘제(중국의 설) 때 고향을 방문한 뒤 직장으로 복귀한 농민공에 의한 도시 재감염 등 3차례에 걸쳐 최고조 감염 시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농촌 인구는 전체의 35.3%인 4억9835만명에 달한다.

주요 외신은 올해 4월부터 65일 동안 인구 2500만명을 전면 봉쇄한 상하이시 당국이 감염자 재폭증으로 각급 학교에 온라인 수업 전환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주중 미국대사관과 독일대사관은 확산 우려로 비자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한국 교민들은 소셜미디어 단체방을 통해 의료진이 감염자에 대한 개별 상담을 진행하고, 신속항원 무료로 배포했으며, 품절된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등 자체 생존에 돌입했다.

■코로나 창궐에도 '경제 회복' 총력

중국 정부는 내년 경제 정책의 방향을 '내수 확대'로 정하고 △국내 수요 진작 △소비 회복 △도시·농촌 소득 향상 △주택 개선 △신에너지 차량 지원 △수출 강화 등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키로 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15~16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효율성을 높이고, 필요한 재정지출 강도를 유지하며, 유동성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충족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반면 중국 정부는 성장보다는 분배와 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반(反)독점 및 반부당경쟁'이나 3년 동안 중국을 지배해온 '제로코로나'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경제의 안정과 부양을 위해 민간 분야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지원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이는 단속과 규제라는 기조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지도부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고강도 '제로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5%보다 높게 잡고 경제계획을 짜고 있다고 WSJ는 해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들도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8%와 5.3%로 제시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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