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49재' 불참을 비판하고 나서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역대 대통령들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사건사고의 49재에 참석했다는 보도를 접한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16일 저녁 이태원역에서는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이 행사에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정부 측 인사는 따로 참석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참여했다.
김기현 의원은 18일 SNS를 통해 "유가족 앞세우는 민주당의 인면수심 정치 이제 그만하자"며 "가족을 잃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이 잘 추스르시도록 힘 모아 위로해야 할 때 마치 대통령이 유가족들에게 등이라도 돌린 듯 자꾸 상처를 헤집는 민주당의 행태가 목불인견"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장병을 추모하는 서해 수호의날 기념식을 모르는 척했다. 그때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민주당은 어떤 위로를 했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해연평해전 영결식 날 월드컵 보러 일본으로 날아갔을 때 희생된 장병 6인의 유가족에게 민주당은 어떤 위로를 했나"라고 물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본인의 부하 직원(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 빈소에 조문은 하지도 않고 발인 날 춤추는 동영상을 올려 충격을 안겼을 때 민주당은 유가족에게 어떤 입장이었던가"라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춤을 추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뒤 애도기간 동안 서울광장의 분향소를 매일 조문하고 주요 종교 추모식에 모두 참석해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올렸다"며 "아무리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진상을 밝혀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약속해도 '사과 들은 적 없다'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도달할 때까지, 상처받은 유가족들을 앞세워 인면수심의 정쟁 장사를 계속할 모양이다"라고 했다.
앞서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님, 10.29 참사 49재에 잠시 들릴 수는 없었나?"라며 "유가족과 시민들의 절절한 절규를 들어야 할 정부와 여당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통령도, 총리도, 행안부장관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도 이날 SNS에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 격려 행사에 참여해 웃는 모습의 사진이 담긴 기사 캡처 화면을 공유하면서 "윤 대통령은 오늘 같은 날, 다른 축제 현장에서 이렇게 활짝 웃어야만 했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시민분향소로 가셔서 영정과 위패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비슷한 시각에 서울 안국역 인근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중소·소상공인 판촉행사 '윈-윈터 페스티벌'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