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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퇴진집회 간 장경태 "제가 물꼬텄다"..국힘 "민주당 당론이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1 07:04

수정 2022.12.21 07:04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출처=장경태 최고위원 페이스북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출처=장경태 최고위원 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지도부인 장경태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석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 넘은 형태라고 비난하며, 윤 대통령 퇴진이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냐"고 추궁하고 나섰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장 최고위원이 지난 주말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안민석, 김용민, 유정주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해 정부 흔들기에 혈안이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맡길 문제라며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지난 주말 장 최고위원이 참석한 집회는 촛불행동이라는 친야(親野) 단체에서 주최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이 참석해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숭례문 앞 대로까지 행진했다.
집회 중엔 "새해에는 이 정권을 몰아내자"는 구호가 나왔고, 윤 대통령 사진에 '패륜 윤석열'이라고 인쇄된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제19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제19차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 지도부 중 처음으로 해당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참석 하루 뒤 SNS에 "이태원 참사와 국정 무능에 분노하신 많은 국민께서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촛불 대열에 함께 하셨다"며 "저 또한 국민과 소통하고 함께 하기 위해 전국집중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민생과 민심을 무시하고 참사를 우롱하는 윤석열 정부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뉴스1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뉴스1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 차원의 참석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장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참석 전 몇몇 최고위원에 참석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 후에도 지도부에선 별말 없었고, 저는 향후 계속 집회에 나갈 것"이라며 "제가 지도부 참석의 첫 물꼬를 텄으니 향후 다른 지도부 의원도 같이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금희 대변인은 "장경태 의원은 민주당의 최고위원이며 당 지도부인데, 이 또한 개인의 의견이라 치부할 것이냐"며 "장 최고위원의 정부 퇴진 집회 참석이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인지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촛불집회 참석을 마치 국민과의 소통인양 포장하려 하지만, 실상은 국민을 호도하고 국익을 훼손한 엄중한 책임으로부터 국민의 눈길을 피해 보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면서 "사사건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더니, 이제는 장외로 뛰쳐나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민주당의 도 넘은 행태를 국민께서 모두 지켜보고 계심을 명심하라. 민심은 더 이상 민주당의 가짜 촛불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취임 초부터 제1야당 지도부가 퇴진 압박을 벌이는 것 자체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란 말도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초 광우병 파동으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을 때도 민주당 지도부는 앞장 서 'MB 퇴진'을 요구하진 않았다. 당시 광우병 관련 집회는 현재와 비교해 규모도 훨씬 컸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도는 10%대까지 떨어졌지만,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지도부는 시민단체의 정권 퇴진 구호와 거리를 두기 위해 '쇠고기 반대'로 국한한 피켓을 따로 준비해 갔다.

당시 당 장외투쟁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전 대표는 "이명박 퇴진 운동에 민주당이 참여할 수는 없다"는 뜻을 지속해서 밝혔다.
집회가 한창이던 그해 7월 당 대표로 취임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MB에게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잘 삼아 달라"는 덕담을 했다.

정 전 총리는 이와 관련 "당시 퇴진 주장을 하지 않은 건 헌법 정신에 기초한 책임 정당의 모습을 견지하기 위해서였다"며 "대통령이 마땅치 않을 경우 바로잡는 것이 '책임정당'이지, 무작정 퇴진하라는 건 국정 파트너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일부 시민단체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때조차 민주당은 퇴진 구호까진 외치지 않았다"며 "물밑에서 청와대와 여러 대화도 나누었다"고 회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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