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영플레이어상'의 엔소 페르난데스(21, 벤피카)가 과거 리오넬 메시(35, PSG)의 은퇴를 말렸던 소년팬이었던 것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우상인 선수의 은퇴를 만류한 소년이 어느새 나란히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로 자라나 팬들은 눈시울을 붉히는 상황이다.
앞서 6년 전 메시는 2016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칠레를 상대로 패하자 돌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메시는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슛을 때렸지만, 실축을 범했고 이것이 패배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의 패배는 아르헨티나가 2회 연속 결승전에서 칠레에게 내준 우승이었다. 메시는 패배에 대한 큰 좌절감에 "국가대표 경력은 끝났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아르헨티나 팬들이 그의 은퇴를 만류했는데, 엔소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당시 15살이었던 엔소는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살며 축구를 사랑하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메시의 은퇴 소식에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를 말리는 국민 청원과 시위가 이어졌고, 이때 엔소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메시에게 편지를 작성했다.
당시 엔소는 "우리는 당신이 짊어져야 할 부담감의 1%도 느끼지 못했다. 4000만 국민이 매일 당연하다는 듯 당신에게 완벽한 플레이를 기대하고 강요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 당신은 어쩌면 사람이라는 걸 망각했는지 모른다. 메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시라, 다만 대표팀에는 남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보냈다.
다행히 메시는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은퇴 선언 두 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후 고대하던 코파아메리카에서 지난해 우승을 거머쥐었고, 올해 월드컵 정상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눈길을 끄는 건 소년 시절 편지를 보냈던 엔소가 그의 옆에서 함께했다는 것이다. 미드필더인 엔소는 메시를 포함해 아르헨 선수들에게 주요 패스들을 찔러줬고,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에서는 메시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 같은 활약에 최고 유망한 선수에게 주어진다는 '영플레이어상'도 수상했다.
페르난데스는 월드컵 경기가 끝난 뒤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와 함께"라는 글귀로 메시와 활짝 웃는 사진을 게재해 많은 팬들로부터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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