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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적대적 M&A 방어 본격화될까...기관 연속 매수속 주총 촉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1 13:01

수정 2022.12.21 13:01

성신양회 CI
성신양회 CI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시멘트 생산업체 성신양회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12월 레미콘 업체 동양이 이 회사의 지분을 약 6%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3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른바 '황금낙하산' 조항을 정관에 신설했다.

이는 인수대상 기업 대표이사와 이사가 임기 전에 물러나게 되면 거액의 특별 보상금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 보상액으로 대표이사(2인 이상인 경우 각각)에게 200억원, 각 이사에게 50억원을 해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지급한다.


그 배경으로 업계에서는 성신양회가 자신들을 둘러싼 적대적 M&A에 방어하기 위한 결단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한다. 해당 조항 문구에도 '임기 중 적대적 M&A로 인해 그 의사에 반하여 해임될 경우'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동양은 성신양회 지분을 6.05% 사들이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표 대결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여전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성신양회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동양 등 지분을 사들이는 주체가 경영진을 선임하려는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말했다. 내년 주총 때 이사회 5인 중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돼 경영권을 확보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성신양회의 최근 분기보고서상 주요 임원 현황을 보면 이석 사외이사와 원길환 사외이사는 내년 3월 20일과 3월 24일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상규 사장과 한인호 부사장은 2024년 3월 26일 임기 만료다. 성신양회는 지난 1일 김상규 대표가 사임하고 한인호 대표가 신규 선임된 바 있다.

실제 성신양회는 최근 기관 투자가들의 연속 순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 2일부터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기관이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동양 입장에서는 이번 주총이 성신양회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볼 수 있다"라며 "정황상 이번 선임이 물 건너갈 경우 3년 이상 기다려야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신양회는 지난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백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반등한 바 있다.
시멘트 기업 중 처음으로 네옴시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친환경 신도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관련 테마가 올해 하반기 강하게 형성됐다.


원영빈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멘트 및 레미콘 산업의 경우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의 영향과 더불어 계절적인 수요에 따른 편차가 크다"라며 "코로나19 기저효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의 긍정적인 영향과 점진적인 경기 회복 및 시멘트 수요 확대에 따라 시장 규모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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