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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배터리 강제 법안 통과시
스마트폰 설계 전면 변경 불가피
유럽연합(EU)이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 판매 의무화를 재추진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선 제품 디자인을 바꾸고, 제조공정도 다각화해야 하는 등 생산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다.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설계 전면 변경 불가피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는 지속가능하고 재활용 가능한 배터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법안 논의에 착수했다. 부품 추출부터 생산, 처분 등 전체 배터리 생애주기에 대한 법안으로 전자기기·산업용 배터리·자동차 배터리 등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형태의 배터리에 적용되게 된다.
EU는 해당 법안에 탈부착 배터리 의무화를 시사하는 내용을 함께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는 배터리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디바이스를 디자인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U는 교체형 배터리 정책을 실행하면 배터리와 디바이스의 수명을 늘려 소비자 편의는 제고하는 한편, 배터리 문제로 인한 수리 빈도·비용과 전자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EU는 2년 전에도 탈부착 배터리 스마트폰 의무화법을 추진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현재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럽에선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최근 스마트폰 충전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애플은 내년 아이폰15 시리즈부터 유럽에선 C타입이 적용된 스마트폰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법안 통과 시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도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폰 기종 중 탈착형 배터리 설계 기반으로 공급되는 모델이 극히 일부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스마트폰 설계를 크게 바꾸고 공정 라인업을 이분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의 경우 모든 아이폰 시리즈가 일체형이다. 법안 통과가 애플에 더 치명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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