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집값 20% 빠지면 100명중 5명 빚 못갚는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2 18:05

수정 2022.12.22 20:37

한은, 국내 금융리스크 경고
6월보다 기준금리 2%p 오른 경우
자영업자 대출 연체 3.6%p 증가

주택가격이 올해 6월 말보다 20% 떨어지면 대출자 100명 가운데 5명은 주택 등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전세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집주인 11%는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야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좀 더 지속되면 신용리스크 쓰나미가 본격화된다는 진단이다. 실제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상승 속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취약부문의 부실위험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기준금리가 지난 6월 말 수치보다 2.0%p 오를 경우 취약 가계·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7%p(5.6%→7.3%), 3.6%p(5.7%→9.3%)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를 말한다. 금리인상으로 한계기업의 부실위험도 높아져 이들 기업이 1년 후 부도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6월 말보다 금리가 2.0%p 오를 경우 기존 3.52%에서 3.75%로 0.23%p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재무건전성 분석에서는 주택가격 하락이 리스크로 지목됐다. 올해 6월 말보다 주택가격이 20% 떨어질 경우 고위험가구 비중이 전체 대출가구 기준으로 3.3%에서 4.9%로 상승했다. 고위험가구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이 어려운 가구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저금리로 자산가격이 급등한 이후 (금리인상으로) 이를 조정받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장 유의해야 한다"면서 "차주들의 부실화 발생 가능성과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한 임대인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우려도 제기됐다. 한은은 전세보증금이 10% 하락하면 전세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