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구조에 투입된 ‘닥터 카’가 출동 중간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을 태우고 가느라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현영 의원이 자신의 자택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이대역에서 DMAT 차량에 탑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주당 측이 “(닥터카가 신 의원) 집 근처로 온 것이 아니라 중간 지점에서 만났다고 한다”고 해명했던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의사 출신으로 알려진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나가 구급 활동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신현영 의원을 태우고 현장에 간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구급 요청을 받아 병원에서 현장에 가는 도중 신 의원을 태우고 가느라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차량이 신 의원을 중간에 태우느라 비슷한 거리를 주행한 다른 긴급 차량보다 20~30분 늦게 도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신 의원이 DMAT 차량에 “중간 지점에서 탔다”고만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지병원 닥터카가 신 의원) 집 근처로 온 게 아니라 중간지점에서 만났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탑승 지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DMAT과는 이동 중간에 만나서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세계일보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신 의원은 명지병원 DMAT 차량에 자택에서 도보 3분 거리인 이대역 5번 출구에서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세계일보는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이 22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이태원 사고 당일 명지병원 DMAT팀 차량 시간대별 이동 경로’ 자료를 인용하며 명지병원 DMAT 차량이 당시 이대역 5번 출구(서울시 마포구 염리동)를 경유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두고 경기 고양시에서 출발해 자동차전용도로인 강변북로를 따라서 서울에 진입한 명지병원 DMAT차량이 염리동을 거치지 않고 신용산역 방면으로 바로 진입했다면 도착 시간을 10~20분 가량 앞당길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신 의원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는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었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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