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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도저히 못하겠네요" 폭설 대란 출근길 시민들 손난로에 발 동동

뉴스1

입력 2022.12.23 10:48

수정 2022.12.23 10:48

대설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대설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대설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대설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강교현 기자 = "늦을 것 같은데, 큰일났네."

23일 오전 7시5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한 도로 위. 한 중년 남성이 한쪽 팔을 다급하게 뻗으며 "택시"라고 외쳤다. 건너편에 있는 택시를 부르기 위해서였지만 이미 승객을 태운 택시는 그대로 그를 지나쳐갔다.


A씨는 "아침에 나와보니 차 위에는 눈이 쌓여있고, 도저히 운전할 엄두가 안났다"며 "버스는 안타본지 오래되서 택시를 타고 출근하려는데 잘 안잡힌다"고 말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 여러개가 나란히 들어서있는 이곳 도로 위에는 A씨처럼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밤사이 가득 쌓인 눈을 치우느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경비원 이모씨(70)는 "전날 많은 주민들이 내일 아침이 걱정된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며 "저희도 밤새 눈이 얼마나올까 맘졸이며 근무를 섰다"고 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언손을 녹이며 버스 정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두꺼운 외투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휴대용 전기 손난로나 핫팩을 손에 쥐고 있었다. 손에 쥔 핫팩을 힘껏 흔들어 얼굴에 가져다 대기도 했다.

직장인 송모씨(31)는 "이른 시간부터 창문 틈 사이로 눈 치우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동네 주민들과 동사무소 직원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며 "덕분에 평소보다 빨리 준비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전주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직원 비상근무를 발령, 인도와 골목길 등에 대한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주요 교차로와 오르막 등 취약 지역에는 모래와 염화칼슘을 혼합해 살포하기도 했다.

인근 백제대로에는 새카매진 눈 위로 차량 행렬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차바퀴가 구를때마다 눈이 사방으로 튀었다. 평소보다 통행량 자체는 현저히 적었지만 미끄러운 도로 상태 탓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폭설 때 제설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린 사람들도 있었다. 전주는 지난 주말 제설 작업이 미흡했던 탓에 '대형 도심 스케이트장'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회사원 양윤희씨(40·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는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 양씨는 "일주일 전에 폭설이 내렸을 때 전주시청에서 미리 대비를 하지 않아 20분 거리를 2시간이 걸려 간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차를 두고 가야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우려하는 마음으로 아파트 단지에서 나왔는데 차들이 정체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며 "저 역시 다행히 회사에 제 시간에 잘 도착했다"고 전했다.

반면 제설 작업이 잘 안 된 구간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모씨(36)는 "효천지구에서 박물관쪽으로 가는 길목은 아침에 정체가 너무 심했다"며 "사고까지 나는 바람에 일정이 늦어졌다. 어제 뉴스를 보니 팔달로, 백제대로 중심으로 제설 작업을 한다는 내용을 봤는데, 다른 도로에는 그럼 차들이 안다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기상지청과 전북도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도내 전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진안과 무주, 장수 3곳은 대설주의보가, 나머지 11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져있다.

오전 8시 기준, 전북 주요지점 적설량은 임실 강진 55.2㎝, 순창 복흥 50.6㎝, 정읍 태인 30.9㎝, 군산 26.3㎝, 김제 24.7㎝, 부안 20.3㎝, 고창 심원 17.5㎝, 남원 15.8㎝, 전주 14.4㎝, 무주 덕유산 13.3, 진안 10.4㎝, 장수 9.6㎝, 익산 함라 8.5㎝, 완주 1.7㎝를 기록했다.

이날 저녁까지 전북은 시간당 3~5㎝ 내외의 매우 강한 눈과 함께 돌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 눈은 24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눈으로 전북 지역 도로 8개 노선이 통제되고 있다. 국립공원 62개, 도립공원 53개, 군립공원 18개 등 총 12개소 133개 탐방로 노선도 통제 중이다. 군산~어청도 등 도내 4개 항로 5척의 여객선과 제주~군산을 오가는 항공기도 모두 결항됐다.
전북 1243개 학교 중 181개 학교는 휴업을 결정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22일부터 전북소방본부에 접수된 기상특보 관련 소방실적은 구급 38건, 구조 3건, 차량전도 화재 1건, 안전조치 4건 등 총 46건으로 집계됐다.
또 전북 경찰에 112신고가 접수된 눈길 관련 교통사고는 모두 34건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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