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력의 고른 분산과 안정의 상징인 KB금융은 계열사 대표 대부분이 유임됐다. 윤종규 회장의 인사 관점이 반영된 결과다. KB금융은 임원진을 자주 교체하는 것보다는 해당 분야에 유능한 인재를 투입해 그 자리에 오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의 연속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CEO 중 7명을 유임시키며 지난해 부회장직 신설, 세대교체 등의 변화에서 안정으로 무게추를 바꿨다.
또 재추천된 대표들의 임기를 1년으로 해 내년 11월 말 윤 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와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역시 차기 회장 후보가 안정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가게 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세대교체를 통해 혁신을 도모했다. 은행, 카드, 생명보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대표들을 주로 내부 승진시키고 기존 CEO와 5~6년 차이 나는 1966~1967년생들을 앉혔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는 1966년생이다. 1월부터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진옥동 현 행장(1961년생) 대비 5년 젊다.
혁신의 폭이 큰 건 신한카드다. 신한지주 출신 임영진 사장이 3연임을 했던 신한카드는 LG카드 출신인 문동권 경영기획그룹장을 사장 후보로 선임했다. LG카드 인사가 사장이 되는 건 통합 이후 최초다.
지금까지 주요 계열사인 신한카드 사장에는 주로 신한금융지주나 신한은행 사람들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인 업계 1위의 전문성과 지위를 예우해 내부 출신을 승진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한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색깔이 선명하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 증권, 카드에 함 회장의 주요 측근을 배치해 본격적인 함영주호 꾸리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은 외환은행 출신이란 점에서 '통합'의 상징성을 갖는다. 함 회장 역시 은행장 시절 '하나-외환은행의 조직적 통합'을 이뤘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유력하게 꼽혔던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은 하나증권 대표를 맡아 투자은행(IB) 중심의 조직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 리테일 등으로 확장해 적극적 질적 개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풀이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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