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출 시 당원투표를 100% 반영하는 내용의 전당대회 룰 개정을 23일 마무리했다. 다음 주 선관위 구성을 논의하는 등 전대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전대 룰 전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전쟁'으로 전환했다.
국민의힘은 전날(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기존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변경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지난 1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대 룰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지 8일 만에 속전속결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4일 다음 주 선관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전대 국면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위한 룰 개정과 선관위 구성 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대 레이스도 본격화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당권주자들은 당원투표 100% 개정에 따라 당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윤심'을 강조하고 나선 반면, 비윤(비윤석열)계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최근 친윤계 핵심인사인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장연대 풍문에 발끈하는 것은 자신 없다는 증거"라고 다른 주자들을 겨냥했다. S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데이트는 제가 사실 전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장 의원이 '김장연대'에 대해 "맞선 본 지 얼마 안 돼서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라며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나"고 여지를 남긴 데 대한 화답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또 다른 친윤 주자인 권성동 의원과 22일 친윤계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당원협의회 연수에 참석했다.
'김장연대'가 주목받자 다른 주자들의 견제도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범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윤심이 있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여타의 후보들을 적으로 돌리면서 이렇게 얘기하겠나"라며 "윤심이 민심이라는 말은 좀 겸손치 못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조경태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당대표 선거가 내년 3월인데 김장철은 지나버린다"며 "김기현 의원 같은 경우는 나 혼자 힘으로 힘드니까 누군가와 손잡고 또 영향력 있는 사람하고 함께해야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경북 김천 당협 강연에서 김장연대에 대해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각 개인의 경쟁력이 중요한 거 아니겠나. 연대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22일 경주시 당협 강연에서는 "저도 보면 친윤이다. 우리 당은 다 우리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친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23일 3박4일 일정으로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을 방문해 당심 잡기에 나섰다. 26일에는 세종·대전, 28일에는 강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은 연일 윤심을 공격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22일 MBC라디오에서 "민심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압도적으로 1위고, 나머지 윤핵관이라는 그분들은 정말 낮은 수준"이라며 "국민들이 그 사람들을 독립적인 정치인으로 보겠나"라고 반격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이 전대 룰을 변경하자 페이스북에 "#중꺾마 #유승민"이라며 '저들이 틀렸다는 걸 매일같이 증명해'라는 노래 가사가 나오는 영상 캡처를 올렸다. '중꺾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로 유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의지를 굳히기 위해 올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윤심'만으로 전당대회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원 수가 급격하게 늘었고, 20~40대 당원 비중이 커진 만큼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9만 명으로 지난해 6월 이 전 대표가 선출될 당시 약 28만 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27~28%에서 약 33%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내가 능력이 있어 대통령 지지도 받는다는 콘셉트는 좋지만, 내가 대통령 말을 잘 들어서 지지를 받는다고 하면 당원들의 판단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당원이 100만이 된 뒤에 (전당대회를) 안 해봤으니 알 수가 없다. 다만 당원 인식이란 게 과거에도 보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 누가 유리한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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