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눈폭풍 불고 북극같은 한파… 미국 뒤덮은 ‘크리스마스 악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5 18:15

수정 2022.12.25 18:15

美기상당국 ‘폭탄 사이클론’ 진단
7개 주서 교통사고 등 18명 숨져
가장 추운 성탄 전야 기록한 곳도
노스캐롤라이나 등선 정전 피해
170만가구·기업 전력 공급 끊겨
항공 취소·연기 등 하늘길도 마비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24일(현지시간) 지역 주민이 눈덮인 거리를 힘겹게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24일(현지시간) 지역 주민이 눈덮인 거리를 힘겹게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강력한 겨울 폭풍이 발생해 교통사고 등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170만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기상 당국은 강풍과 추위에 따른 추가 피해를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4일(현지시간) 동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맹렬한 겨울 폭풍이 몰아닥쳤으며 서부 일부지역을 제외한 미국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이번 폭풍은 미 동북부 끝자락인 오대호 부근에서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는 남동쪽까지 미국을 뒤덮었다. 미 국립기상청은 미 인구의 약 60%가 일종의 겨울 날씨 주의보나 경고의 영향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설이 '폭탄 사이클론'으로 불리는 이상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해당 현상은 겨울에 발생하는 허리케인으로 북극의 차가운 기류와 대서양의 습한 공기가 만나 발생한다.

현지에서는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적으로 고속도로가 폐쇄됐으며 교통사고, 폭풍 피해, 조난 등으로 21일 이후 7개 주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23일 6명으로 잠정 집계됐던 사망자는 3배로 증가했다. 동부 뉴욕주의 버팔로 지역에서는 폭설과 시속 96㎞ 이상 강풍으로 인해 23~24일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화이트 아웃' 현상이 벌어졌다. 오하이오주에서는 폭설로 4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으며 캔자스주에서도 3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지역별로 애틀랜타주와 플로리다주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성탄절 전야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역시 최저치를 찍을 전망이다. 워싱턴DC는 1989년 이후 두번째로 추운 성탄절 전야를 맞이했고, 뉴욕 역시 1906년 이후 가장 추운 12월 날씨를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켄터키주, 펜실베이니아주, 테네시주 등에서는 잇따라 악천후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약 170만가구와 기업 등에 전력이 끊겼다. 전력 공급업체들은 정전 외에도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단계적인 전력 공급 차단을 예고했다. 테네시주와 주변 6개 주의 일부 지역에서 1000만명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테네시밸리당국은 24일 지역 전력 회사들에게 전력 시스템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계획된 중단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항공편도 마비됐다.
항공 정보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4일 미 전역에서 약 2500편의 항공이 취소됐고, 5700편은 연기됐다. 전날에도 약 5700여편의 국내·국제선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배송업체 페덱스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폭설로 미 전역에 걸쳐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