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함되면서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형기를 마치지 않고 석방된 4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번 사면에는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도 대거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 없는 사면을 받아 구색맞추기 사면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동훈, "법국민 통합 계기 되길"
정부는 27일 정치인·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국민적 통합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의 저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의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사면대상에 포함했다"고 사면 배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으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뒤 건강상 이유로 현재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건강 문제로 수감과 형 집행 정지를 오갔던 이 전 대통령은 총 958일의 수감 생활 끝에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된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경선 중 불거진 다스·BBK 등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18년 초 재개되면서 그해 3월 구속됐다. 이후 2018년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 2020년 2월 2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됐고,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이번 사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남은 14년여의 형기는 마무리된다. 벌금 130억원 중 약 82억원도 면제다. 다만 추징금 57억8000만원은 지난해 논현동 사저 공매 대금으로 완납했다.
■대대적 사면에 비판론도 나와
이번 사면 배경으로 정부는 국민대통합을 들고 나왔지만, 이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여론조작 범죄자인 김경수 전 지사가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론도 높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도 거액의 미납벌금이 있었지만 사면을 실시한 바 있다는 점과 이 전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에 대해서는 법조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반발도 크다. 김 전 지사의 경우 복권없는 사면으로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는 점을 두고 야권은 '구색 맞추기식 사면'이라고 지적한 반면, 여권에서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훼손했음에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김 전 지사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복권을 제외했으며 넓은 의미에서는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는 입장이다. '드루킹 사건'이 대선 여론 조작 사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피선거권 제한을 면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면 대상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국정농단의 핵심 인사들도 특사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 사면'이라는 논란 뒤에서 중대범죄자들에 대한 '끼워넣기식 사면'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2016년 국정농단에 가장 큰 책임이 있었던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된 점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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