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정부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 없는 형 면제'를 받았다.
줄곧 무죄를 주장해오던 김 전 지사는 28일 새벽 출소 현장에서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지사가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선고 당시 그의 입장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7월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초 그의 형기 만료일은 2023년 5월로 이번 사면을 통해 잔여 형기 5개월이 면제됐다. 하지만 복권이 안 돼 2027년 12월 28일까지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됐다.
김 전 지사는 일명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으로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7년 김씨와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합의하고 같은 해 말 김씨 측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지만, 지방선거와 무관하고 대선 기간 문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봐야 돼 이는 무죄로 판단됐다.
김 전 지사는 2018년 6월 허익범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부터 선고를 받을 때까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해 왔다. 이것이 김 전 지사가 무죄를 주장하는 주 이유다.
그러나 김 지사는 2016년 11월 경공모 사무실에 방문해 김씨에게 킹크랩에 관한 설명을 듣고 킹크랩 프로토타입 시연을 참관, 이 과정에서 킹크랩의 개발 및 운용에 동의 내지 승낙, 김씨에게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범행 결의를 유지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파악됐다.
원심판결에서 이를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했고, 대법원 또한 김 전 지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원심판결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김 전 지사는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등 대법원의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달 7일 김 전 지사가 교도소 측에 제출한 '가석방 불원서'에서도 무죄를 강조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이번 복권 없는 특별 사면을 통해 가석방되면서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지난 몇 년 간 저로 인해 우리 사회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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