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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연임 ‘9부 능선’… 이사회 “자격요건 문제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8 17:57

수정 2022.12.29 11:32

차기 대표이사 후보 최종 확정
2기 체제 디지털 전환 속도낼듯
국민연금은 연임 반대의사 밝혀
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연임 ‘9부 능선’… 이사회 “자격요건 문제 없다”
'셀프 경선'을 요구했던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서 연임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구 대표가 추진해온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 전환 전략의 탄력과 함께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 작업이 빨라질 전망이다. 2기 구현모 체제는 기존 유·무선 통신을 비롯해 △미디어 △금융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부문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구 대표가 KT의 지속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구 대표를 비롯해 복수 후보를 대상으로 KT 성장 비전에 대한 면접심사를 한 결과 △디지코 전환 가속화를 위한 성장전략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 점 △통신(Telco) 및 B2B(기업간거래) 사업구조혁신, 아웃소싱 개선 등 명확한 이익제고 방안을 제시한 점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조직운영체계 혁신 및 우수인재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KT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육성에도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구 대표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 대표가 "디지코를 통해 KT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만큼, 이 변화가 구조적이고 지속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2~3년간의 변화로 끝일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으로 바뀌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새로운 형태 사업자로서 변화할 수 있느냐하는 면에서 보면 아직은 구조적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연임을 생각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KT는 유·무선 통신과 함께 주력하고 있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데이터센터(IDC) △미디어 △금융 △로봇 부문에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사업을 안착시키고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코 전략을 재무성과로 연결시킨 구 대표가 연임할 경우, 디지코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KT 관련 리포트를 통해 "구 대표의 지난 3년의 실적, 배당, 주가 성과를 감안하면 구 대표 연임시 차기 3년 주가도 통신업종 및 시장을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구 대표와 복수후보를 비교 심사하는 과정에서 구 대표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KT 사상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 16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2020년 3월 구 대표 취임 당시 대비 KT 주가(11월 말 기준)가 90% 상승하는 등 기업 가치를 높였다. 또,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및 디지코 전환으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점과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그룹 사업구조 및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KT그룹 전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도 높게 평가됐다.

한편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기금이사)은 KT 이사회가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한 것과 관련,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서 CIO는 “KT 이사회는 현직 최고경영자(CEO)를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며 “이는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구 대표 연임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내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임수빈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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