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옷장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32)씨가 추가로 살해했다고 자백한 전 동거녀 A씨와 옷장 속 택시기사 시신을 발견해 최초 신고한 여성 B씨가 유흥업소 종사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현금 유동성이 있는 두 여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계획적 만남을 지속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4월부터 A씨와 함께 살다 생활비 문제로 다툰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 씨가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힌 공릉천 일대를 샅샅이 뒤지며 시신을 찾는 데 주력했으나 범행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고 인근에 유실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이 씨가 살던 집 안 곳곳에서 혈흔이 발견되면서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씨와 전·현 여친들과의 관계는 신뢰관계에 의한 여자친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집주인을 만나게 된 (계기가) 노래방이라고 추정된다는 기사가 났다. (이 씨는) 거기에서 만난 50대 여성을 따라 그 집안에 들어가서 8월까지 기생을 했던 사람”이라며 “(이 씨가) 8월 말까진 그 여성의 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있다. 그런데 카드 값을 제대로 갚지 않으니까 여성 소유인 집에 1억원 정도의 가압류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8월 말부터 (이 씨가) 어떻게 살았느냐가 문제”라며 “경찰도 이 남자가 현재 타인의 물품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그 물품의 주인을 찾아서 계속 연락을 해 보는 와중에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씨가 전 여자친구를 실제 유기한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신중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 집과 차량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찾고, 온라인 상에서의 행적도 추적해야 한다”며 “이씨의 삶의 방식은 남의 신분을 도용해 남의 재산으로 삶을 영위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물건들이 이 사람의 주변에서 나온다면 그 주인의 안전을 한번 확인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씨의 신상 공개를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며 “바깥에서 이런 생활을 오랫동안 영위한 사람이다 보니까 이씨를 알고 있는 여성들도 있을 것이고, 목격자가 있을 수도 있고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 여죄 추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