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범, 국조서 '부실 구조' 부인
최 서장은 이날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 보고에 참석해 당시 자신의 구조 지휘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9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 서장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들의 사망,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와 관련해 피해자 158명의 생존시간과 구조시간, 구조 후 방치시간 등을 특정해 달라는 보완 수사 요구받았다"며 "(이러한 보완 수사 요구는)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상당부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일 서울 서부지검은 구조 지휘 지연이 인명피해를 키우는 데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등을 입증할 사실 관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최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바 있다.
최 서장의 적절한 현장 대응이 있었다면, 구할 수 있는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걸 누가 정확하게 수치적으로 특정해 낼 수 있겠느냐.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최 서장이 도착했던 30분 이후에도 인파의 끼임 속에 많은 사람이 생존해 있었다는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서 소방의 경우에. 도착 이후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사망했는지, 결국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의 이번 보완수사 요구는) 해당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하라는 취지로 생각한다"며 "최대한 신속히 새로운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수사한 뒤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 서장에 대한 불구속 송치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 대변인은 "검찰 측에서 구속영장 청구를 해주지 않으면 불구속송치 해야 한다"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어야 영장이 발부되지만, 이 두 가지 요인에 대해 각 수사기관과 법원의 눈높이가 서로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최 서장은 "당일 오후 10시 29분 현장 인근 도로변에 도착했고, 10시 31분 현장 전면부에서 구조를 시도했으나 앞쪽에서는 끼임 상태를 풀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후에 모든 소방력을 후면부로 투입해 구조활동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당시 현장의 인파 끼임을 해소하기 위해 뒤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지시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구조에 소홀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당국이 이태원 참사 당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문건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한 특수본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 소방청 119대응국장과 119종합상황실장을 허위공문서작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문건이 생산된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당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통단)을 운영하지 않고도 운영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소방청 간부들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일부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원들 사이에 오간 대화 내역을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