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fn이사람] "내년 PI 늘려…IB특화 증권사 성공사례 쓸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9 18:28

수정 2022.12.29 18:28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
수익률 높이고 주도적결정 가능해
법인영업·리서치철수 과감히 결단
리스크 크면 좋은 딜이라도 "No"
내년엔 바이아웃보다 메자닌 투자
[fn이사람] "내년 PI 늘려…IB특화 증권사 성공사례 쓸것"
"증권사 라이선스(자격)를 가진 투자회사."

인수합병(M&A) 전문가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사진)이 말하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정체성이다. 법인영업과 리서치사업부 철수는 투자은행(IB) 특화증권사로서 '선택과 집중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임 사장은 2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내년에는 자기자본투자(PI)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전체 투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며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상장주식은 물론 비상장주식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
사모펀드(PEF), 신기술사업금융업자 펀드, 헤지펀드 등을 통해서다. 경쟁사들이 위탁매매(BK·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등 리테일에 힘을 주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시장에 충격을 준 법인영업과 리서치사업부 철수도 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결단이란 설명이다.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흑자를 낼 수 없는 부분은 정리하고, 수익을 내는 부분에 집중할 방침이다.

임 사장은 "리스크(위험) 대비 성과가 막대하면 과감하게 딜(거래)을 진행한다"면서도 "리스크가 과도하면 딜을 포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리스크 분석을 늘 강조한다. 리스크를 측정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딜이라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담당자가 해당 기업과 산업에 대해 잘 안다고 판단될 경우 스타트업이라도 적극적인 베팅을 허락한다.

임 사장은 "이전에는 직원들이 영업실적을 채우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기도 했지만 케이프투자증권 경영 6년이 넘는 동안 단호하게 '노(No)'를 해왔다"며 "적당한 투자처가 없으면 현금보유하라는 마인드를 심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소회했다.

2023년 전망에 대해서는 코스피지수가 2000 선까지 내려갈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유동성 위기보다는 다가올 신용위기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변동성이 완화되면 유동성은 늘어날 수 있다. 절대 수준의 금리는 낮아질 수 없어 조달비용의 문제가 있다"며 "시장에서 이를 적용할 '밸류에이션(가치)'을 두고 이견을 보일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보다는 메자닌(중순위) 투자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미래와사람 재직 당시인 1999년 3월 한국종합기술금융(현 다올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했다. 액면가에 가까운 93억원을 베팅, 지분 10%를 가져왔다. 2001년 11월에는 큐리텔에 190억원을 투자, 943억원의 이익을 내기도 했다. 재무적투자자(FI)도 바이아웃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2016년 6월에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대표로서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케이프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케이프를 경영자인수(MBO)에 성공했다.


그동안 케이프투자증권은 2013년 영업손실 29억원에서 2020년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513억원까지 늘었다.

임 사장은 "MBO에 성공한 만큼 월급쟁이로서 꿈은 이룬 셈이다.
특화된 증권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주고 싶다"며 "다른 시도들이 성공한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값질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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