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새해부터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일제히 나선다. 올해 경기 침체 위기감이 어느때보다 고조되면서 총수들이 위기 돌파 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내는 발로 뛰는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새해 첫 행선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개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올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5대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건 2020년 정부 신년 합동인사회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연초부터 활발한 글로벌 행보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마지막 해외 출장이었던 9박 10일간 동남아 출장에서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연구소인 삼성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 참석에 이어 삼성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해 동남아 출장을 포함해 6월 유럽, 9월 중남미·영국, 12월 중동 등 6개월여 만에 4차례 해외 출장을 떠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의 올해 첫 해외 방문지는 오는 16∼20일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스위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회장은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동시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제2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 참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은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그룹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찾는다. 최 회장이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 현장을 직접 찾는 만큼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그룹 미래 사업 비전을 대외에 선보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을 맡으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의지가 강해 다보스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치 활동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2일 신년인사회 참석에 이어 3일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리는 그룹 신년회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참석해 새해에 추진할 주요 사업 구상 및 사업전략을 밝힌다. 현대차가 그룹 본사가 아닌 신기술 R&D를 총괄하는 연구개발본부에서 신년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정 회장이 미래사업 관련 신기술 역량 강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도 신년인사회와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일제히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만큼 연초부터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두운 상황"이라며 "그룹 총수들이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 미래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십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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