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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위기' 초등 저학년 국어 수업시간 늘리면 해결될까 [2023 신년기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1 18:14

수정 2023.01.01 18:14

Recession 시대의 해법...디지털 新인류 '알파세대' 주목
코로나로 대면 학습 줄면서 심각성 부각
디지털·아날로그 균형 맞춘 공교육 절실
'문해력 위기' 초등 저학년 국어 수업시간 늘리면 해결될까 [2023 신년기획]
#. 14세 자녀를 둔 신모씨(42)는 최근 '문해력 논란' 대해 실감했다. 젊은 세대 가운데 '심심(甚深)한 사과'라는 말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자녀에게도 이 뜻을 물어봤는데 모르고 있던 것이다. 신씨는 "문해력 저하라는 게 남의 일이 아니더라"라며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적게 하고 책을 많이 읽게 하려 하는데 잘 안되는 거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학습 기회가 줄고 영상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면서 초·중등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교육 전문가는 "감각적으로 스치듯 익히는 교육보다 토론하고 성찰하는 교육 기회를 넓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등학교 2학년의 국어과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은 64.3%에 그쳤다. 2019년까지만 해도 77.5%였던 이 비율은 2020년 7.7%p 하락한 데 이어, 2021년에는 5.5%p가 하락한 것이다.

같은 평가 대상이었던 중학교 3학년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2019년 82.9%였던 중3의 국어과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20년에 75.4%로, 2021년 74.4%로 떨어졌다. 수학과 영어 과목도 최근 2년간 보통학력 이상비율이 감소했지만 국어과의 감소폭이 이보다 컸다.

떨어진 국어 학력 수준은 문해력 저하로 표출되고 있다. '심심한 사과''금일''글피' 등의 단어를 알지 못하거나,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한자교사 최모씨(34)는 "단어의 뜻을 몰라서 교과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생이 꽤 있다"라며 "국어나 한문, 독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다 보니 아이들의 문해력이 저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문해력 저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습 결손 문제가 발생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영상 콘텐츠에 길들여져 글을 해석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집에서 학업을 돌봐주는 보호자가 없는 취약계층 아이들일수록 문해력 저하 현상은 두드러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이라는 것은 아날로그적인 사고가 차지하는 부분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디지털 교육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교육과의 균형을 맞추는 공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 12월 22일 초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을 34시간 늘린다는 내용의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발표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국어시수는 현재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또한 고등학교 선택과목에 '문학과 영상', '매체 의사소통'을 신설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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