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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신년 연하장, 76살에 한글 깨우친 '칠곡할매글꼴'로 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2 14:49

수정 2023.01.02 17:23


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칠곡군 제공) 2023.1.2/뉴스1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칠곡군 제공) 2023.1.2/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북 칠곡 할머니들의 손글씨로 만든 '칠곡할매글꼴'이 대통령 연하장에 등장했다.

2일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새해를 맞아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나 주요 인사, 국가유공자 등에게 신년 연하장 카드를 발송했다.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에는 "이 서체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처음 한글을 배우고 깨우친 할머니들의 글씨를 보존하기 위해 2020년 12월 만들어졌다. 당시 칠곡군은 성인문해교실에서 글을 깨우친 할머니들의 글씨 400개 중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이종희(81), 추유을(89) 할머니의 글씨 5종을 뽑았다.


할머니들은 각자의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에 이르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글꼴을 연습했다.

칠곡군은 어르신들이 작성한 종이 1만여장을 모아 글꼴을 만드는 업체에 맡겼고 그 결과 칠곡할매글꼴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글꼴은 이후 한컴오피스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MS워드와 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 등록됐다. 또 국립한글박물관은 칠곡할매글꼴 5종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해, 이 글꼴들로 제작한 표구를 상설 전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년 전 검찰총장 신분일 때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서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자신의 글씨체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권안자 할머니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추유을 할머니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된 글씨체를 들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추유을 할머니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된 글씨체를 들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당시 "칠곡군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SNS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손글씨가 문화유산이 된 것과 한글의 소중함을 함께 기리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칠곡할매글꼴은 정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한글이 걸어온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새 역사를 쓴 것"이라며 "글꼴을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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