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방만 경영 요소를 개혁한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혁신의 일환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 출범 이후 12년 만에 정부광고수수료회계를 점검해 방만한 기관 운영을 바로 잡고 언론진흥이라는 재단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예산체계를 전면 재정비했다.
문체부는 언론진흥재단의 주요 재원이 정부광고수수료라 하더라도, 그 근간이 되는 정부광고비는 3,364개 국가·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의 예산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언론진흥재단의 예산을 면밀히 검토해 집행부진 경비와 일반관리비 등 51억원을 감액하고, 무분별한 예산전용 방지를 위해 과목구조도 개편했다.
박보균 장관은 “정부광고수수료는 예산 편성과정에서 국회의 심의를 받지 않아 그간 국회 감시와 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국민의 땀과 눈물이 담겨있는 재원이 관행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짜임새 있게 쓰여 언론 발전에 기여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언론인들의 기자정신이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게끔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이 제정(2018년 12월)된 이후, 언론진흥재단이 위탁받아 수행한 정부광고 대행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언론진흥재단 정부광고수수료회계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하지만 내실 있는 사업개발보다는 기관운영비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낡은 관·항·목 예산구조를 그대로 사용하는 등 예산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문체부는 2023년 언론진흥재단 정부광고수수료회계를 2022년 1035억원보다 21억원 줄어든 1014억 원으로 승인했다. 이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전출20’23년 총 60억원)을 위한 언론진흥기금 출연금 증액분 30억원을 참고하면 전년 대비 51억원을 감액한 수준이다. 그동안 과도하게 편성되어온 인건비·경상경비 등 일반관리비는 약 7억원 삭감했다. 언론진흥재단 일반관리비가 감액된 것은 2010년 언론진흥재단 출범 이후 사상 처음이다.
새 정부의 강도 높은 공공기관 혁신 기조에 따라, 방만하게 운영되어 온 경상경비는 10%, 업무추진비는 15%가량 감축했다. 이는 경상경비 3%, 업무추진비 10% 이상 감축을 권고한 ‘공공기관 혁신 지침(가이드라인)’보다 높은 강도이다. 집행률이 부진한 ‘정부광고 협업사업’은 2022년 120억원에서 2023년 84억원으로 감액하고, 지역신문발전기금과 유사・중복성이 지적되어온 ‘우리 지역 뉴스크리에이터 양성 사업’도 2022년을 끝으로 종료했다.
무분별한 예산전용을 방지하기 위해 과목구조 또한 개편했다. 기존의 낡은 관·항·목 예산체계를 성과중심 체계인 프로그램 예산체계로 개편하고, 16개 세부 사업을 23개로 더욱 세분화했다. 언론진흥재단은 세부사업 간 전용부터 문체부 승인을 받도록 회계규정을 개정했다.
자유로운 언론 환경을 조성하는 언론진흥재단이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언론지원 규모는 늘렸다. 더욱 효과적으로 언론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수요가 많은 사업에 예산을 재배정해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은 2022년 5억원에서 2023년 7억원으로 증액했다. 정부광고 분야에서는 열독률 중심의 인쇄매체 효과 지표가 지역신문에 대한 충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연구 예산(6000만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는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60억원을 편성했다. 편성된 60억원은 언론진흥기금으로 출연한 뒤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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