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전문가 반응
서울 등 규제지역 벗어난 일부 주목
실수요자 이점 커져 거래 활기 기대
"금리인상 지속땐 집값 반등 제한적"
수도권·지방은 아파트값 하락폭 커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매력 급락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짓눌렀던 대못 규제를 과감히 뽑아내면서 주택거래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이 대거 풀린 서울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서울 등 규제지역 벗어난 일부 주목
실수요자 이점 커져 거래 활기 기대
"금리인상 지속땐 집값 반등 제한적"
수도권·지방은 아파트값 하락폭 커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매력 급락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은 오랜 기간 분양시장의 걸림돌을 걷어내고,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해제로 거래절벽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때문에 파격적인 규제완화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집값 하락과 금리 부담이 여전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거래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시장 환금성 개선
3일 국토부는 △전매제한 완화(현행 수도권 최대 10년→3년)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2~5년 폐지(법개정 추진) △중도금대출 보증 분양가 상한기준(현행 12억원) 폐지 △특별공급 배정 분양가 상한기준(현행 투기과열지구 9억원) 폐지 △청약 당첨 1주택자 기존주택 처분의무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규제완화책을 내놨다. 또 강남3구·용산을 제외한 서울, 경기도의 규제지역을 모두 해제했다.
이번 규제완책에 대해 건설업계 및 전문가들은 '미분양' 및 '거래절벽'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고 입을 모았다. 미분양 물량 급증과 매매거래 실종으로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고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373가구로 전월 대비 36.3%(2761가구) 급증했다. 또 한국부동산원 집계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761건 거래에 머물렀다. 전년동월(2305건) 대비 약 70% 급감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전매제한 완화 및 실거주의무 폐지로 분양물량의 환금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청약 당첨 후 조기에 시세차익이 가능해져 분양주택 계약률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한자릿수 청약 경쟁률에 머문 광명 철산자이더헤리티지·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 2개 단지는 전매제한(당첨 발표일로부터 8년)이 흥행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 대출 또는 실입주가 쉽지 않았던 청약 당첨자는 임대차로 입주 잔금을 마련하거나 매각하는 등 퇴로가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도금 기준 및 특별공급 기준 폐지는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전용 84㎡의 경우 가장 수요가 많은 국민평형이지만 분양가 13억원선에 책정되면서 특별공급이 없고 중도금 대출도 불가해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중도금대출 제한 폐지에 분양시장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며 "처분조건부 분양 폐지로 노후 1주택자 중 갈아타기 청약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지역 풀린'서울', 거래 숨통 트일듯
다만,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및 지방의 미분양 증가는 여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 시세 대비 분양가 매력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도금, 특별공급 기준 등은 서울 내 높은 분양가 아파트에 해당돼 지방 등에서는 이번 대책의 큰 효과를 기대하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은 규제지역 해제로 일부 매매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규제지역 해제 시 대출과 세제·청약·거래(전매제한)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에서 빗장이 풀려서다. 실수요자들은 이점이 커진 청약과 급매물 등 투트랙 내집마련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다만, 금리가 언제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주택매수심리가 당장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섰다.
김효선 NH농협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서울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완화되는 대출, 세금 등 정책과 맞물려 거래가 소폭 증가할 수 있다. 일부 지역은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고금리는 지속돼 가격 반등은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거래가 증가하고 미분양도 소진되는 등 시장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양의 핵심은 분양가와 향후 시세차익을 고려한 안전마진이다"라며 "아무리 규제를 완화해도 수요자들이 합리적이라고 느끼는 분양가의 주택만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