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국장애인단체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격렬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의 지하철 탑승 시도에 경찰이 막아서면서 13시간 동안 대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태도 터졌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한 장애인 단체 회원은 전동휠체어를 개조해 쇠로 둘러쌓아 경찰에게 돌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구급차에 실려 간 직원도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해 경찰관 대상 폭행 사건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공권력 경시 풍조가 여전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집회 △시위 △야외 활동 △주취자(술에 취한 상태에 있는 사람) 등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들은 "경찰들의 안전과 인권은 누가 보장해주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집행방해 검거 건수는 9432건으로 전년도 대비 16.4%가 늘었다. 감소 흐름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
공무집행방해 검거 건수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9400~9500명 수준을 나타내다가 지난 2021년 8104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공무집행방해 검거 인원도 지난 2018~2020년 1만1000명대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 2021년 9132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1만명(1만302명)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늘어난 폭력을 체감하는 것은 현장 경찰관들이다.
술집 등이 많이 위치한 서울 번화가 인근 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는 순경 A씨는 "지난해부터 난폭 주취자 관련 출동이 매우 많아졌고 일주일에 한번은 크고 작은 경찰관 폭행 시비에 휘말린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 당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일부 시민들은 경찰관을 향한 욕설과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A씨는 "새해에 남산타워 인파관리 지원을 나가서 '의자나 난간에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라고 안내했다가 '이태원 참사 터지고 정신은 차렸냐, XX들아, 괜히 유난이야' 등의 욕설을 들었다"며 "이런 욕설에 일일이 대응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서 듣고만 있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서울 지역 기동대에 근무 중인 순경 B씨는 "급격히 잦아진 집회·시위에 업무 강도도 높아졌는데 현장에서는 집회·시위 참가자들이나 교통 체증을 겪는 시민들도 경찰에게 온갖 욕설을 하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등에 보다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관 대상 공무집행방해죄 처벌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폭행이나 모욕 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권력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관련 교육이나 홍보를 진행하는 동시에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위법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사례를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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