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정치, '진영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치 제도 개혁'이 신년 화두"라며 "다양성,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몇몇 제도들이 논의된다. 현 야당 대표는 공식적으로 두 차례(대선 후보 단일화, 전당대회) 정치 제도 개혁을 약속했다. 이제 대통령까지 선거구제 개편을 제안했으니 부디 접점을 찾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성공한다면, 어쩌면 '역대 최고의 대통령'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양 의원은 "그전에, 나는 한국 정치가 '진영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정치는 기-승-전-진영 싸움이다. 그 수준도 점점 낮아진다"라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고 '딸X이'를 '짤짤이'로 듣는 세력들이 우리 정치를 망치고 있다"며 "'너는 어느 편이냐?'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이것부터 묻는다. 내부 비판이나 충고는 '내부 총질'이나 '배신'으로 치부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악마화 정치, 반사이익 정치, 혐오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이같은 한국정치 구조에서 '영웅'이나 '어른'이 나올 수 있을까"라며 "한국은 정치를 하면 할수록 이미지가 나빠지고 오염된다"고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선거철만 되면 경륜을 갖춘 중진들은 은퇴를 압박받고, 각 정당은 가능하면 정치와 상관없는 영역에서 '새 인물'을 찾는다"며 "급기야 지난 대선에서는 정치 경험이 아예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고 현 정치권 상황을 짚었다.
이어 "세상에는 금도가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켜야 할 예의가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그러나 진영에 중독된 한국 정치는 더 이상 예의나 품위를 따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이혼을 앞두고 싸우는 부부도 자식 앞에서는 말을 조심한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국민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으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민은 점점 더 정치를 멀리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대로라면 그들만의 리그로 점점 더 고립되고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2000년대 들어 구태로 비판받던 수많은 정치 제도가 개혁됐다. 당청 분리, 상향식 공천, 진성당원제, 지구당 폐지, 국회선진화법…"이라며 "그러나 정치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매 4년의 국회가 끝날 때마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이어받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떤 '중독'이든 벗어나려면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선은 정치인 스스로 '진영 중독'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안을 진영이라는 프리즘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중독인 사람들이나 지지자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지는 않은지, 금단현상(지지자들의 외면)이 두려워 끊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 한 가지. 국민들께서도 중독자들에게 호응하지 말고 점잖게 '치료'를 권해주면 좋겠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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