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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인 척해달라"...대역 내세워 13억 대출 받은 30대 실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5 09:07

수정 2023.01.05 11:11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버지 명의로 서류를 위조하고, 아버지 대역을 내세워 수십억을 불법 대출한 3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수원고법 형사2-3부(이상호 왕정옥 김관용 고법판사)는 공문서위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을 도운 40대 B씨에게도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11월 아버지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뒤 대출 약정서 등을 작성해 대부업체에서 13억원을 부당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버지가 사업 운영자금을 빌려주지 않자 아버지가 소유한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 "50대 남성 연기자를 구합니다. 한국을 출국할 사람이면 좋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공범을 구했다. A씨가 올린 글을 본 B씨는 A씨에게 연락했고, 이후 A씨는 B씨의 얼굴 사진과 아버지의 인적 사항을 넣은 허위 주민등록증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대부업체에서 아버지의 신원을 확인하러 오면 아버지인 척 해달라"며 2000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

A씨는 "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하다"고 속여 대출 회사로부터 등기 신청 위임을 받은 법무사를 경기도 내 거주지로 불렀고, B씨는 침대에 누워 A씨의 아버지 행세를 하면서 부동산 담보 제공 승낙서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가 대출받은 13억 원 중 상당 금액은 아직 대부 업체에 반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대출금을 개인 채무 변제나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는 짧지 않은 기간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아버지의 대역 연기 등 대담한 수법의 범행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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