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억 대출펀드에 하나·유암코·키움 투자 완료..올해 재매각 추진
[파이낸셜뉴스] 부실채권(NPL) 투자 전업사들이 서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의 구원투수가 됐다. 2021년 9월 기한이익상실(EOD) 후 채권양수도를 통해 대주단의 대출채권을 받아오면서다. 인수의향을 밝힌 KT&G는 손을 뗐지만 매각 시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 재매각 추진이 예상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F&I,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키움F&I는 서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의 대주단이 투자한 1380억원 규모 근저당권부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이 설정한 대출채권 펀드를 통해서다.
하나F&I가 630억원, 유암코가 450억원, 키움F&I가 3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대출채권의 금리는 약 12%다. 펀드 만기는 1년이다.
기존 대주단은 KDB산업은행, KDB생명보험, 신한생명, 코리안리재보험, 신한은행 등이다. 대주단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채권양수도를 통해 펀드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딜(거래)이 진행됐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6년 7월 설정한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2132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펀드 만기(2021년 7월) 이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여러 차례 무산됐다. 호텔 운영이 중단되고,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산업은행은 대출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 간에 협력이 이뤄진 적은 있었으나 NPL 토종 자본이 수천억원대 딜(거래)에서 협력하는 것은 이번 투자가 처음이다. NPL 투자 전업사들의 경쟁은 금융업계에서도 유명하다. 하지만 과거 론스타가 스타타워빌딩이란 알짜 자산을 헐값에 인수, 막대한 이익을 냈던 기억이 협력을 만들어냈다.
IB업계 관계자는 "NPL 전업사들은 우선협상대상자인 KT&G-미래에셋증권으로 매각에 성공하면 수익을 얻게 된다. 매각에 실패, 경매 절차를 밟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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