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에 대해 진행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결과에서 '진단 불가'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지난 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진단이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여러 항목 중 일부 항목에서 평가 자료가 부족해 검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더 이상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기영이 사이코패스 검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바꿔 검사의 신뢰성을 떨어지게 해 경찰이 검사를 중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기영은 시체유기 지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거짓말을 해오며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준 바 있다. 또 주변에는 자신이 '건물주 손자'라며 거짓 행세를 해온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 검사는 면담, 유년기 환경 등 여러 항목을 복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라며 "이기영은 경찰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알기 어렵도록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찰이 중단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살인죄의 처벌 등에 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4개월 동안 두 명을 살해하고 수천만원을 편취해 사용한 이기영에 대한 심리 분석이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기영이 살던 파주시 거주지에서 나온 여성 2명의 혈흔은 숨진 동거녀(50대)와 동거녀의 지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혈흔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이기영 집을 방문했던 여성 6명의 DNA 대조군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이날 회신을 받았다.
거주지에서 확보한 DNA와 대조군이 일치함에 따라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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