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계 풀린 中 입국장… 외국인들 체온검사 없이도 통과 [현장르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8 18:52

수정 2023.01.08 18:52

국경문 연 中, 세계는 긴장
강제격리 폐지 첫날 베이징 공항
변이 확산 가능성에 비교적 한적
PCR 증명서 요구도 더이상 안해
중국의 해외 입국자 강제격리 폐지 첫날인 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3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온 승객 주위로 취재진이 몰려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해외 입국자 강제격리 폐지 첫날인 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3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온 승객 주위로 취재진이 몰려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승객이나 마중객이 몰리는 극적 장면은 없었다. 혼잡도 빚어지지 않았다. 제로코로나를 유지한 3년의 기간 중 잠시 규제가 완화됐을 당시 모습과 유사했다. 그러나 표정엔 여유가 묻어났다.
피곤한 기색도 없어 보였다. 마중객들은 커피전문점에 앉아 가족을 기다리거나 꽃다발을 들고 곧 여자친구가 모습을 드러낼 입국장을 쳐다보며 미소를 보였다. 승객들도 손을 흔들며 지인을 마주했다. 보안요원 역시 경계의 강도를 낮췄다. 체온검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증명서 요구도 더 이상 없었다.

중국의 해외입국자 강제격리 폐지 첫날인 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제3터미널 입국장 모습이다. 대체로 한적했다. 격리가 풀렸어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국제선 상황을 반영하는 듯했다.

반면 오전 이른 시간부터 찾아온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의 취재진은 대거 몰렸다. '3년 만의 해제'라는 이슈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오전 10시40분께 공항 게시판에 홍콩발 베이징행 항공편이 착륙했다는 안내문이 나오자 취재진과 마중객 50~60여명은 입국게이트 주변으로 움직였다. 30여분 뒤 승객이 한두 명씩 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중국에서 30년을 살았다는 미국인 존 게이츠 베이징대 교수는 입국장에서 2년 만에 만난 딸을 부둥켜안았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축구선수를 하고 있는 딸이 홍콩을 경유해서 들어온 것"이라며 "무릎을 다쳤지만 딸을 보려고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해외입국자도 48시간 음성증명서를 지참하고 공항에서 건강신고와 일반적 검역절차만 거치면 격리 없이 곧바로 자택 등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3월부터 해외발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할 목적으로 최소 수주일 동안 격리시키는 이른바 '방역 만리장성'을 쌓아왔다.

중국이 국경 문을 열면서 중국과 외부세계 간의 인적 교류도 점차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이 3월에 열린다. 올해는 2019년 수준으로 외빈을 초청할 계획이다. 당시엔 14개국 정상과 140여명의 각국 장관급 인사를 포함, 60개국 인사 2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지난해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 23일∼10월 8일에,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도 7월에 각각 개최된다.

다만 중국을 오가는 인원이 단기간에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와 중국발 새 변이 유입 가능성을 고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다 아직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증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베이징 서우두공항은 3층 입국장보다 4층 출국장에 승객이 더 많았다. 국제선이 아니라 대부분 국내선 이용객이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설(춘제) 대이동은 전날부터 시작됐다. 춘윈으로 불리는 특별수송 기간은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0일간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춘윈 기간 연인원 20억9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9.5% 늘어난 수치다.

한편 중국 국무원 합동방역기구는 코로나19 변이 상황과 유행 강도, 의료자원 부하, 사회 운영 상황, 감염률, 의료자원 부족 정도 등에 맞춰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로써 경우에 따라 방역이 다시 강화될 근거로 남겨뒀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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