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계를 벗어나는 아티스트 테일러 맥의 연극 ‘히어(HIR)’가 오는 13일 국내 초연으로 더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연극의 제목인 히어는 남성과 여성이 아닌 새로운 젠더를 칭하는 대명사다. 극중에 등장하는 트랜스젠더 맥스는 그녀(she)나 그(he)가 아닌 지(ze)라고 불린다. 그리고 히어(hir)는 3인칭 대명사인 그녀를(her)도 그를(him)도 아닌 맥스를 칭하는 3인칭 목적격 대명사다.
작품은 3년간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복무를 마치고 아이작이 집에 돌아오며 시작한다. 안락한 집을 꿈꾸며 돌아왔으나 아이작을 맞이하는 건 난장판이 된 집이다. 3년 사이 뇌졸중을 겪고 지금은 광대 같은 옷차림으로 생활하는 아버지 아놀드, 그런 아버지에게 겪은 과거의 폭력을 떠올리며 보복을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어머니 페이지, 가출을 꿈꾸는 미성년자 트랜스젠더 동생 맥스가 그를 맞이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백인 서민 가정의 불안정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연극 '히어'는 샌프란시스코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7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제작됐고 호주에서는 시드니 연극상 중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국내 초연은 LG아트센터 개관작으로 이날치 신작 ‘물 밑’을 연출한 극단 풍경의 박정희가 연출을 맡았다. 아티스트 여신동이 시노그라피를, 작곡가 겸 사운드 디자이너 카입이 음악과 사운드를 맡았다. 캐스팅은 박명신(페이지 역)·김수현(아놀드 역)·홍선우(아이작 역)·김하람(맥스 역) 등이다.
연극 '히어'는 한남동 더줌아트센터에서 13일부터 29일까지 공연한다.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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