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 3600까지 간다더니 폭락
올해는 벌써 '상고하저' 잿빛전망 쏟아져
올해는 벌써 '상고하저' 잿빛전망 쏟아져
[파이낸셜뉴스] '상저하고', '보합세', '경기 침체' 등 다양한 키워드가 난무하는 가운데, 올해 증시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역설적으로 "시장 전망에 기대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1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22%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분석가인 마이클 윌슨은 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미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S&P500지수의 연말 목표가를 현재보다 22% 낮은 3000p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날 현재 S&P500지수는 3892p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S&P500의 하락폭(19.4%)보다 더 큰 하락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 큰 영향력을 갖는 뉴욕 증시가 지난해와 같은 하락폭을 기록할 거란 전망은 개미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증권사들의 2022 증시 전망은 '빵점'
시간을 1년 전으로 돌려보자. 최근 온라인 상에서는 지난해 증시에 대한 증권사들의 예측이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증권사들이 전망한 2022년 코스피 예상밴드는 2610~3600p였다. 그러나 지난해 코스피는 2169~2989p로 마무리 지었다. KB증권은 상단을 3600까지 잡았다. 목표치를 가장 낮게 잡은 대신증권도 2610~3330로 큰 폭으로 벗어났다. 10개가 넘는 증권사 중 지난해의 추락장을 예측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은 매수가 79.3%, 보유가 14.0%인 반면, 매도 또는 비중 감소는 0.2%에 그쳐 매수 의견에 편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시장 상황과 전문가들의 예상이 크게 차이 나면서, 전문가들의 정보와 분석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가 1000만명이 넘는 시대에 정확하지 못한 시장 상황을 앞서지 못하는 애널리스트 분석을 누가 믿겠나"라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상저하고'라더니 벌써 '상고하저' 이야기
올해로 돌아오자. 많은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를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시장)'를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4일부터 코스피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벌써부터 증권업계에서는 '상고하저'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우리는 왜 상고하저를 이야기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면서 "올 한 해 긍정적인 모멘텀은 오히려 상반기에 몰려 있고, 증시는 이미 많이 하락해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압력 자체는 높아졌지만 물가 상승률은 올 여름까지 낮아질 것이며,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의 경기 모멘텀도 기대된다는 얘기다. 특히 상반기 금리인상 ‘중단’이 기대되는 반면 하반기 금리 ‘인하’는 불투명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스탠스에서 보듯 시장의 기대치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변수가 많아 기존과 배치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라며 "갈수록 예상이 어려운 혼란한 시장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 말고 '종목'에 집중해야
그럼 개미들의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매몰돼선 안 된다"라고 충고한다. 시장 상황과 상관 없이 '오를 종목은 오르기' 때문이다.
새해 증시를 맞이하는 개미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부탁하자,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보다 기업에 투자하라"고 짧게 답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매크로 변수에 너무 몰입되지 말라"라며 "금리의 오르내림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기업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2022년에도 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일부 업종에서는 큰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2023년에도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업종 전략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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