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대규모 인력 충원 계획을 발표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고용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자오 CEO는 이날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암호금융컨퍼런스에서 올해 인력을 15~30%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도 바이낸스가 대규모 채용에 나서 직원 수를 3000명에서 8000명 '가까이'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대규모 인력 채용은 줄줄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업계 흐름과 크게 다른 행보다.
지난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1조4000억달러 가까이 사라지자 코인베이스 등 바이낸스 경쟁사들은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크라켄이 30%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올들어서는 후오비와 코인베이스가 감원을 예고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대규모 감원에 이어 이번에도 20% 추가 감원에 나선다.
그러나 자오는 바이낸스가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에 대비해 '잘 조직화돼' 있어야 한다면서 '극도로 효율적이지 못한' 바이낸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호자산 시장에 신뢰의 위기를 부른 지난해 FTX 파산은 바이낸스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11월 FTX의 미국 사업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을 모두 인수하겠고 제안했다가 나중에 이를 철회하면서 FTX 파산을 가속화했다.
자오가 FTX 인수를 위한 실사과정에서 큰 문제를 발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특히 인수 의사 철회 뒤 FTX의 고유 코인 FTT를 모두 매각하고 있다고 공개해 FTX 붕괴를 가속화했다.
자오는 자신이 어떤 큰 그림을 갖고 FTX 붕괴를 유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자오는 이날 FTX 붕괴에 따른 암호화폐 시장의 실제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FTX가 그렇게까지 영향력이 큰 업체는 아니었다면서 그저 소리만 요란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자오는 FTX 붕괴 충격이 분명 있겠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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