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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침공 사령관 또 바꿔...1년 동안 4번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2 11:12

수정 2023.01.12 11:12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우크라 총사령관으로 임명
군부 강경파로 알려진 수로비킨 3개월 만에 경질, 권력투쟁 가능성
지난해 12월 17일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군사 브리핑 장소에서 러시아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 대장(오른쪽)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전황을 설명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해 12월 17일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군사 브리핑 장소에서 러시아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 대장(오른쪽)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전황을 설명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약 1년 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가 침공군 총사령관을 3개월 만에 또다시 교체했다. 침공 이후 4번째 교체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맡고 있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 대장을 우크라 작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게라시모프는 1955년 노동자 부모 아들로 태어나 1977년 소련군에 입대해 폴란드 주둔 북부군에서 처음 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극동군구와 발트해군구에서 복무한 뒤 1999년 북코카서스군구 58군 참모장을 거쳐 2001년 사령관이 됐다.


그는 2003~2005년 동부군구 참모장으로 근무할 당시 군대 내 전염병 확산으로 문책을 당했으나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및 중부군구 총사령관이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총참모장이 사령탑을 맡았다며 "더 높은 직급이 작전 명령을 내리도록 한 것은 각 부대 활동을 긴밀하게 조정하고 모든 병참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총사령관 교체는 벌써 4번째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 침공 이후 같은해 4월에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육군 대장을 총사령관에 임명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공식 발표가 없었지만 지난해 6월부터 3성장군인 게나디 지드코 육군 상장이 총사령관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에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외신들은 수로비킨의 퇴장과 게라시모프의 등장이 권력다툼의 결과라고 추정했다. 수로비킨은 이번 인사에서 부사령관으로 강등되어 올레그 살류코프 육군 대장, 알렉세이 킴 참모차장과 함께 게라시모프를 보좌한다.

무자비함과 잔인함으로 '아마겟돈 장군'으로 불리는 수로비킨은 198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참전하고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는 모스크바 시민에 대한 발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7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향해 무차별 폭격과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으며 우크라 전선에서도 전력과 상수도를 집중 공격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로비킨 경질은 실패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로비킨이 권력이 너무 커지면서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를 제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다라 마시코트 선임연구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 “유능한 사람을 무능하지만 오래도록 충성을 바쳐온 사람으로 교체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 현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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