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시대, 실질임금 제자리
자장면·김밥·라면 등 외식비 다 올라
월급 빼고 다 올라… "올해가 두렵다"
30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외식물가에 직장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점심식사는 물론 연말연초 모임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자장면 김밥, 라면 등은 각각 10% 이상 올랐고 치킨, 피자, 삼겹살 등도 9%대 상승률을 보였다. 그야말로 살벌한 수준이다. 그런데 실질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다. 월급은 그대론데 나가는 돈만 많아졌다. 새해 벽두부터 먹거리 가격 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불안도 팽배하다.
자장면·김밥·라면 등 외식비 다 올라
월급 빼고 다 올라… "올해가 두렵다"
최근 통계청의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따르면 지난해 연간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다. 이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1% 올라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30대 직장인 A씨는 "친구들과 연초 모임이 많은데 살짝 부담스럽다"면서 "그동안 이런 걸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외식비를 생각했다. 외식비 지출이 너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C씨는 "점심에 나가서 간단하게 먹으려고 해도 1만원으론 택도 없고 이제는 2만원을 맞추기도 힘들다"며 "혼자 샐러드를 먹으러 갔는데 1만5000원이 넘어서 결국 안 먹고 나왔다. 커피까지 마시려면 2만원은 기본"이라고 토로했다. 직장인들이 하루 1~2잔은 마시는 커피 가격은 지난해 1년 전보다 4.9%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가격 상승세가 가장 큰 품목은 갈비탕으로 전년 대비 11.7% 올랐다. 1991년(18.0%) 이후 31년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2위는 자장면으로 1년 전보다 10.8% 올랐다. 역시 30년 만에 최고치다. 3위는 김밥, 4위는 라면으로 각각 10.7%, 10.0% 급등했다.
생선회는 9.8% 올라 소비자물가로 집계된 1996년 이래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떡볶이는 9.7%, 치킨은 9.4% 올랐다. 해장국(9.4%), 칼국수·짬뽕(9.3%), 삼겹살(9.0%), 돼지갈비·피자(8.9%), 볶음밥·돈가스(8.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40대 직장인 C씨는 "가족끼리 집에서 치킨만 시켜먹어도 4만~5만원이 나간다"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외식을 줄이려 한다"고 했다.
외식 물가가 1년간 7.7% 오르는 동안 직장인들의 월급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보다 0.1% 늘어난 데 그쳤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월평균 실질임금은 35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고작 0.1%(2000원)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득으로, 실제 체감하는 살림살이 형편에 가깝다.
실질임금은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2022년)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21년의 두 배를 넘어 5.1%까지 치솟았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각종 물가가 폭등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 것이다. 30대 직장인 D씨는 "'월급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는데 진짜 현실이었다"면서 "지난해 어떻게든 버텼는데, 올해는 또 어떻게 보내야할 지 벌써부터 막막하다"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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