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세 손가락안에 드는 구속
팔꿈치 수술 후 질롱코리아가 복귀 무대
빠른 구속과 독특한 투구폼, 전형적인 구원 타입 투수
팔꿈치 수술 후 질롱코리아가 복귀 무대
빠른 구속과 독특한 투구폼, 전형적인 구원 타입 투수
[파이낸셜뉴스] 아프니까 청춘이다. 양경모(21·한화 이글스)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질롱코리아의 양경모가 1월 12일 1호주 질롱구장에서 열린 오클랜드 투아타라와의 경기에서 1/3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허용했다. 지난 등판에서 150km/h가 넘는 스피드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투구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양경모는 한화가 2022년 신인 지명 2차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뽑은 선수다. 양경모는 고교 시절 이보다 더 빠른 구속을 던지는 선수였다.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면 최저 구속이 147km/h 였을 정도로 빠른 구속을 자랑한다. 애초에 그보다 훨씬 빨리 나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변화구의 부족과 제구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사실, 양경모는 MCL 수술을 하고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입단 후 곧바로 팔꿈치 인대접합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을 했고, 질롱코리아가 복귀 무대다.
MCL을 받고 복귀하면 팔이 내 팔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는 선수들이 많다. 본연의 구위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통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구위는 양경모의 완벽한 구위라고 할 수 없다. 구속이 하루 걸러 하루씩 들쑥날쑥한 것도 그런 이유다.
두 번째 양경모는 아직 프로에서 제대로 된 구종 장착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고교 시절에도 변화구가 약한 선수였다. 포심과 스플리터가 양경모의 주무기였고, 변화구는 사실상 스플리터 한 종류라고 봐도 무방했다.
현재 양경모의 투구폼이나 제구나 구종은 고교 시절과 동일하다. 모든 공이 포심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직 프로 구단의 육성을 받지 못한 원석 그 자체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수술에서 막 복귀한 선수가 포심 하나만으로 힘있는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맞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그럼에도 양경모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미 구속이 150km/h를 넘고 있다는 것은 재활이 잘 끝났다는 것을 입증한다. 홈런을 맞았다고 피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소위 들이대는 타입이다. 천상 구원 투수에 잘 어울리는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애초에 구원 투수로 생각하고 구속 하나만 놓고 뽑은 선수였다. 구속 하나는 그 해 고3 선수 중 세 손가락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양경모였다. 포심에 한정해서는 제구도 괜찮은 편이다. 오히려 볼넷을 대량으로 허용하고 무너지는 것 보다는 홈런을 맞는 것이 더 낫다.
한화의 특급 신인 문동주도 작년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허용한 적이 있다. 비시즌 호주 리그에서 홈런 3방을 맞았다고 양경모의 미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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