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작부터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사담당자들이 2023년의 HR 키워드로 꼽은 사자성어 1위는 ‘몹시 어려운 조건으로 고생스럽게 싸운다’는 뜻의 ‘악전고투(惡戰苦鬪)’(27.5%, 최대 3개 복수응답)로 조사됐다.
13일 사람인 HR연구소에 따르면 338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HR 사자성어’를 설문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2위는 ‘평안한 때도 위험과 곤란이 곧 닥칠 것을 생각해 대비해야 한다’는 뜻의 ‘거안사위(居安思危)’(20.4%)가 올랐으며, 근소한 차이로 ‘각자가 스스로 살기를 꾀한다’는 의미를 지닌 ‘각자도생(各自圖生)’(19.2%)이 뒤를 이었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위기 혹은 이에 대한 대비를 담은 사자성어들이 꼽혀, 인사담당자들이 복합 위기 돌파를 과제로 삼고 있음을 방증했다.
위기 극복 방법을 고민하는 흔적들도 보였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편 가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화합과 포용을 강조하는 말인 ‘화이부동(和而不同)’이 4위(16.6%)로 꼽혔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을 포용하여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HR의 역할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5위는 16%를 득표한 ‘토포악발(吐哺握髮)’이었다. 노나라 주공이 먹던 밥을 뱉고 감던 머리도 움켜쥐고 나와 인재를 맞이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황이 어려울수록 위기를 타개할 유능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최승철 사람인 HR연구소장은 “복합위기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도 실질적인 위기 극복 방안을 생각하거나 위기를 바탕으로 오히려 성장을 꾀하는 사자성어들도 상위권에 든 모습에서 난국을 타개해 나가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HR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제도와 규정을 정비하고 휴먼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한다면 반드시 위기를 이기고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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