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하며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대기업 대출 5배 급증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여전히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1.25%포인트(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날 베이비 스텝 단행으로 지난해 4·5·7·8·10·11월에 이어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인상이 이뤄졌다.
이에 수요 감소와 공급망 변화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난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104조6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89조3000억원보다 15조원 이상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107조4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37조6000억원이 늘어나며 전년(7조5000억원) 대비 5배나 급증했다. 은행을 통한 대출이 힘들어진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눈을 돌리며 회사채 발행액 역시 5조9000억원 순상환으로 집계됐다.
中企, 설 앞두고 자금난 가중
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8000개 중소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36.6%가 '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6% 높게 나타나며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을 방증했다. 이에 주요 그룹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1조원 이상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고 있다.
삼성은 물품대금 1조400억원을 이르면 2주 앞당겨 지급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농·축·수산물과 특산품을 판매하는 '설맞이 온라인 장터'를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극복해야 한다"며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에 힘을 실었다.
LG도 1조2000억원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LG 계열사는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 1조2000억원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생필품 나눔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납품대금 2조3766억원을 설 연휴 전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오토에버·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의 6000여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HD현대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도 각각 460여개사에 약 917억원, 470여개사에 약 676억원, 300여개사에 약 312억원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키로 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