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배달 앱으로 마약 주문해 집 앞까지?...유럽 '마약 쓰나미'에 몸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7 05:25

수정 2023.01.17 17:36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 대도시에서 마약을 앱으로 주문해 수령하는 등 마약 구입이 쉬워지면서 남미의 마약 범죄조직들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곳곳에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AFP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같은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마약 구입이 피자 배달을 받는 것처럼 쉬워졌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뒷골목에서 마약상을 만날 필요 없이 '왓츠앱'이나 '시그널' 같은 메신저 앱으로 마약을 주문하면 약 20분 만에 집으로 배달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의 가격은 1g에 70유로(약 9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파리 경찰 마약 수사반을 이끄는 버지니 라하이 국장은 "마약 소비자들은 음식배달앱 '딜리버루'의 배달원같이 생긴 전달책으로부터 마약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라며 "도시 외곽의 음침한 장소로 찾아가기보다 훨씬 쉽다"고 전했다.

유럽 마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는 2021년 유럽의 코카인 사용자가 350만 명으로 20년 전의 4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경찰 기구인 유로폴은 유럽의 코카인 시장 규모가 76억∼105억 유로(10조1천억∼14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에릭 스눅 벨기에 연방사법경찰국장은 "2021년 유로폴이 압수한 코카인이 240t으로 10년 전의 5배로 늘었다"며 "유럽이 '마약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유럽에서 소비되는 코카인의 원산지는 콜롬비아나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 국가로 대부분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세관 정보 분석팀을 이끄는 플로리앙 콜라는 "미국 마약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지적하며, 유럽에서는 코카인이 미국보다 50∼100% 높은 가격에 팔리고, 마약범죄 형량이 상대적으로 덜 무겁고 운반 수단이 다양해 유럽의 마약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마약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남미 마약조직들이 유럽으로 진출해 벨기에 안트베르펜,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프랑스 르아브르 등 주요 거점에서 관련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마약 유입 통로인 안트베르펜에서는 길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최근 5년간 200건 이상의 마약 관련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