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저는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이같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이는 대통령실 참모진과 친윤석열계가 나 전 원내대표의 진의를 왜곡해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것이라는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나 전 원내대표를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동시에 '해임'했다. 나 전 원대대표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밝힌 '헝가리식(출산 시 대출 탕감) 출산 대책'으로 대통령실과 나 전 원내대표가 갈등을 빚은 것이 발단이었지만, 이후 나 전 원내대표가 부위원장직을 사의하는 절차를 두고서도 대통령실과 갈등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친윤석열계가 나 전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압박을 가하면서 친윤계와 나 전 원내대표의 정면충돌 양상도 빚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나 전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승리는 온 국민이 함께 어렵게 세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면서 "지금부터 윤석열 정부의 순항과 성공은 내년 총선승리에 너무도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친윤계를 정조준했다.
이같이 나 전 원내대표는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제2 진박 감별사" 등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의 40조 투자 유지 결정에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이끌어낸 성과"라며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분리 대응하고 있다. 차기 당 대표가 당원 투표 100% 로 결정되는 만큼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최대한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지켜야 한다"면서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해온 나경원,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기 위해 대구 동화사로 간다"라고 글을 맺었다.
대구 동화사는 나 전 원내대표가 지난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방문한 곳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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