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 경제성장률도 2.9%에 머물러....제로 코로나, 부동산 냉각, 해외 수요 위축 등 복합 작용
- 12월 소매판매·산업생산·투자·실업률 등 개선되면서 '경제 회복' 여지 남겨
- 12월 소매판매·산업생산·투자·실업률 등 개선되면서 '경제 회복' 여지 남겨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지난해 연간 목표치 절반 수준인 3.0%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문화대혁명 이후 두 번째로 낮다. 경제수도 상하이를 비롯한 제로 코로나 봉쇄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위축, 부동산 냉각 등이 줄줄이 타격을 줬다. 중국은 뒤늦게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했으나 급진적 반전은 역부족이었다. 4·4분기 경제성장률도 2.9%에 머물렀다.
다만 12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가 시장 전망치보다 웃돌면서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중국 지방정부의 발표와 세계 주요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는 4%중·후반이나 5%초반의 경제성장 목표치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국내총생산(GDP)은 121조207억 위안(약 2경 218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 3월 양회 때 제시한 목표치 5.5% 안팎의 반 토막 수준이며, 전년도 8.4%와 비교하면 5.4%p가 추락했다. 시장 전망치인 2.7%~2.8%보다는 소폭 상회했다.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 마이너스(-1.6%) 이후 3%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2%가 최저치였다. 이로써 2022년은 사실상 역대 두 번째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해가 됐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목표를 하회한 것은 목표치를 처음 제시한 1994년 이래로 1998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998년 8.0% → 7.8%, 2014년 7.5%내외 → 7.4%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2014년은 ‘내외’로 표현했기에 사실상 달성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추락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다. 중국은 세계의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인구 2500만의 도시 상하이를 65일 동안 봉쇄하는 ‘나 홀로’ 초강력 방역 정책을 고집했다. 이로 인해 각종 경제지표는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렸다.
중국 지도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것도 때늦은 12월이다. 부동산 시장 등에 대한 규제 완화도 재차 강조했으나 시장은 신뢰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부분 경제 선행지표는 여전히 하방 압력 심화에 쏠려 있다. 세계은행 등이 전망한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2.7∼2.8%에 불과했다.
4·4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다. 전망치는 1.8%와 비교해선 상회했지만 전분기 3.9%보다는 떨어졌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의 기저 효과가 나타났던 지난해 1·4분기 18.3%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4분기 4.8%까지 점차 하락했다. 2·4분기에는 코로나19 봉쇄가 급격히 확대돼 0.4%까지 급락했다. 2.9%는 코로나19 발생 첫 분기인 2020년 1·4분기 -6.8% 이래로 세 번째로 저조한 숫자다.
그러나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회생’의 희망을 남겼다.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8% 감소했다. 전월 -5.9%, 시장 전망치 -8.6%를 모두 웃돌았다. 전월대비 마이너스 폭을 4.1% 줄였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65.4%(2021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기조 방향을 ‘내수 활성화’로 잡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쿠폰, 보조금 지급, 할인 등과 위드 코로나 전환 후 자국 내 여행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1.3%로 기록됐다. 전월 2.2%보다는 하락했으나 전망치 0.2%와 견줘서는 올랐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1~12월)는 전월 5.3%와 전망치 5.0%의 중간 값인 5.1%로 집계됐다. 도시 실업률은 전월보다 0.2%p 감소한 5.5%로 기록됐다. 16~24세 청년 실업률(전월 17.1%)도 16.7%로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1~12월)은 -10.0%로 조사됐다.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에 적시된 2021년 1~2월 38.3% 이후 21개월째 내리막이다. 중국 정부의 안간힘에도 유독 부동산 시장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국제 상황이 여전히 복잡하며 국내도 수요 위축, 공급 충격, 기대 약화 등 3중 압력이 크고 경제 회복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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