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5만9740원 vs 25만4500원.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전통에서 장을 볼 경우 필요한 비용이다.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평균적으로 10만원 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간편식이나 밀키트 등으로 간소화할 경우 훨씬 저렴한 총 10만원 초반대로 차례상을 차릴 수 있다. 유통 업계는 갈수록 오르는 식자재 가격과 차례상 간소화 분위기에 힘입어 명절용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찾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 상 비용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대형마트는 2.13%, 전통시장은 4.07% 올랐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35만원 이상, 전통시장 기준으로는 25만원 이상이 있어야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간편식으로 대체할 경우 10만원 정도로 장을 볼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식사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입해 상을 차리는 것보다 간편식을 이용하는게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음식 준비 과정의 편리성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면서 제수용 간편식 매출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마트의 지난해 추석 기간 매출을 살펴보면 이마트의 제수용 피코크 간편식이 전년 추석 때 대비 22% 신장했다. 앞서 지난 해 설 제수용 간편식은 전년인 2021년 설에 비해 8% 올랐다. 제수용 간편식 매출 증가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처음 맞은 명절인 지난 추석의 간편식 세부 카테고리별 신장률을 보면 피코크 모듬전 60%, 동태전은 53%나 매출이 증가했다. 명절에 맞춰 내놓은 피코크 대용량 기획 제품은 52% 판매량이 늘었고 송편 매출도 13% 올랐다. 즉석조리 제품인 나물도 2021년 추석 시즌에 비해 39% 더 팔리며 제수용 간편식 매출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처럼 제수용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계는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각종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다양한 피코크 간편식과 즉석조리 먹거리 행사를 진행한다. 제수용 피코크 국·탕 11종에 대해 2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월 1일까지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을 2만5000원 이상 구매시 5000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제수용 즉석조리 먹거리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100% 국산나물 6종(고사리, 도라지, 무나물, 시금치, 숙주나물, 콩나물)으로 구성된 키친델리 명절 6종 나물과 고기완자, 동태전, 오색꼬치전 등 모듬전 세트 등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5일까지 '간편한 설날밥상' 기획전을 통해 모둠전, 떡국, 소갈비탕 등 명절 먹거리 즉석·간편식 신상품을 비롯해 물량을 3배 확대한 갈비찜 등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떡국떡, 냉동 적전류 등 간편하게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상품도 멤버십 회원 대상 10% 할인가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의 경우 음식을 조리하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들을 구매할 필요가 없고 차례상에 필요한 양만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고물가 속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대형마트 간편식 상품들로 차례상을 차리면 1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6.7%가 설 차례 상차림을 간소화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상을 간소화하겠다는 답변을 한 사람들 중 9.6%는 '간편식 또는 밀키트 제품으로만 차릴 것'이라고 했고, 46.7%는 '직접 만들고 간편식·밀키트도 일부 활용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응답자 과반 이상이 간편식과 밀키트 활용에 긍정적 의견을 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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