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1차지명 당시 가장 닮고 싶은 선배로 한현희 꼽아
‘닮은꼴’ 한현희-서준원 함께 날아오를까
‘닮은꼴’ 한현희-서준원 함께 날아오를까
[파이낸셜뉴스] 한현희(29·롯데)는 부산권 사이드암 투수들에게는 신적인 존재다. 고교야구에서 내노라 하는 사이드암 투수들에게 물어보면 “우상이 한현희 선배”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경남고 당시 한현희는 광채가 남달랐던 선수다.
경남고 졸업 당시 고교 최대어였던 서준원(23·롯데)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준원은 경남고를 졸업할 당시 전체 1번 최대어였다. 계약금도 가장 많은 금액을 받지 않을까 예상이 되었던 선수이기도 했다.
최고 153km/h의 빠른 공을 보유했고, 아시아 야구선수권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1차지명식이 있던 날 드래프트 장에서도 꿋꿋하게 롯데 투수가 아닌 한현희가 우상이라고 말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원만한 사회 생활을 위해 롯데 선배로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농담을 해도 “내 롤모델은 한현희 선배님”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깊다.
서준원은 프로에 들어와서 고교 때 같은 위상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스피드도 아쉽고, 고교 때부터 문제가 되어왔던 변화구 쪽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이 노출되었다. 원래부터 제구로 승부하는 타입의 투수는 아니었다. 장점이었던 구속도 고교 때보다 많이 줄었다. 체중 문제 등 ‘워크에식’ 논란도 생겼다.
하지만 서준원은 빠른 결혼과 함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장착하고 제구에 주안점을 두는 등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다. 질롱코리아에서의 성적도 성에 차지않는다. 지난 1월 12일에는 성민규 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준원은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에서 123경기에 등판한 서준원의 통산 성적은 318⅔이닝 15승 23패 5홀드에 그치고 있다. 평균 자책점은 5.56이다. 특급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많이 초라하다.
롯데는 내년 시즌 외국인 듀오인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그리고 장기계약을 체결한 박세웅까지 3명의 선발투수는 확정이다. 여기에 한현희가 합류했다. 서준원은 선발진 진입이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이다. 같은 스타일의 투수가 있어서 그렇다. 그렇다고 5선발 경쟁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이인복, 나균안, 김진욱, 이민석 등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해당 상황이 서준원에게는 또 다른 반전이 될 수도 있다.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현희와 서준원은 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이라는 점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체중 이슈가 있었던 선수라는 점도 비슷하다. 두 선수는 모두 워크에식 이슈도 있었다. 하지만 한현희가 옵션으로 동기부여를 얻고, 롯데에서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서준원 또한 환골탈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롯데는 이번 겨울 FA 한도 3인을 꽉 채웠다. 유강남(4년 80억) 노진혁(4년 50억), 한현희(3+1년 40억)를 합친 총액이 최대 170억원에 달한다. 롯데는 한현희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4번째 선발을 얻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노림수는 반드시 살려내야하는 부산권 특급 1차지명 유망주 서준원일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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