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길바닥에 만들어 놓은 수많은 '눈오리'를 치우느라 아파트 경비원과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발 남의 집 앞에 눈오리 좀 만들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린 A씨는 "눈이 오면 아파트 앞에 눈오리 뭉쳐서 만들어 놓던데 본인이 만든 거 사진 찍었으면 치우고 가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수많은 눈오리가 줄지어 놓여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치우는 사람에 민폐'라는 의견과 '야박하다, 그럴수도 있다'는 견해가 갈리고 있다.
눈오리는 모양 틀이 달린 집게 형태의 도구를 이용해 만든다. 몇해 전 유행이 시작돼 한때는 눈오리 집게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였다. 동일한 모양을 빠른 시간에 손쉽게 만들 수 있어 마트에 제품을 전시하듯 일렬로 줄세우는 이들이 많다.
A씨는 "눈이 많이 올 때 경비 아저씨를 도와드리려 나가봤더니, 아파트 앞이며 바닥이며 여기저기에 누군가가 눈오리를 만들어 놨더라"며 "경비 아저씨도 눈을 치우면서 '이게 있으면 난감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A씨는 이어 "(눈오리를 치우는 와중에도) 옆라인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아이들 여러 명을 데리고 와서 눈오리를 만들었다"며 "담벼락 위에도 아니고 사람 다니는 길바닥에 만들어서 치우기 힘들게 만든다. 치우는 사람 따로, 어지르는 사람 따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래 집 앞의 눈은 거주하는 사람들이 치우는 게 맞다"며 "눈 치우기는 애초에 경비업무에서 제외라서 눈치우는걸 경비아저씨에게 시키는건 부당한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글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A씨에 공감한 이들은 "치우면 또 왜 치우냐고 난리친다" "얼어붙으면 돌덩이가 되는데 화단같은 곳에 만들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눈오리 만들어 놓은 것 보면 미소가 지어지던데 진짜 삭막하다" "자연스럽게 녹을 건데 지나친 반응" 등 A씨가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
눈오리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애들 눈오리 못만들게 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당시 이 글 작성자는 작성자는 "차 위에 빼곡하게 눈오리를 쌓아둬 치우느라 힘들었지만 '애들이 신나서 놀았구나'하고 넘겼다"며 "이후 세차하고 보니 보닛과 앞 유리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엄청나게 발생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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