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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참전한 러 용병 ‘와그너그룹’ 고위 간부 망명 신청...“폭로 준비 마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8 14:29

수정 2023.01.18 15:56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민간 용병기업(PMC) 와그너그룹 건물. 와그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만찬 행사를 도맡아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진 예브고니 프리고진이 2014년 설립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돈바스 전투에서 러시아군을 비밀리에 지원해왔으며 시리아·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했다. 2022.11.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사진=뉴스1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민간 용병기업(PMC) 와그너그룹 건물. 와그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만찬 행사를 도맡아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진 예브고니 프리고진이 2014년 설립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돈바스 전투에서 러시아군을 비밀리에 지원해왔으며 시리아·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했다. 2022.11.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자 부대’로도 불리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의 고위 간부로 추정되는 러시아 남성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로 건너가 망명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P통신 등 외신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이민국(UDI)은 이날 AP에 “러시아 남성 안드레이 메드베데프가 노르웨이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UDI는 “보안과 개인정보상의 이유로 메드베데프에 대해 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메드베데프의 노르웨이 현지 변호사 역시 그가 노르웨이에 망명을 요청한 사실이 맞다고 확인했다.

지난 주 노르웨이 경찰은 “한 남성이 러시아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국경을 넘어 노르웨이에 입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당국은 외부에 해당 남성이 ‘외국인’이라고만 밝혔으며, 노르웨이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이 국경 수비대에 체포되는 과정은 ‘전혀 극적이지 않았던(undramatic)’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 불법입국자가 베드베데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이 NTB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7월 6일 와그너 그룹을 탈출한 뒤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인권단체에 와그너 그룹, 와그너 그룹의 활동,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백만장자이자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드베데프는 그의 망명을 돕고 있는 러시아 인권단체와의 인터뷰에서 와그너그룹과의 복무 재계약을 거부한 이후 목숨에 위협을 느껴 와그너그룹을 탈출하고 망명 요청을 선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참여해 우크라이나 공격에 앞장선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 교도소에서 모집된 죄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전력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시리아, 리비아, 말리 등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그너그룹의 존재는 현재 세상에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이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어떻게 자금을 조달받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BBC는 메드베데프의 탈출이 베일에 싸여 있는 와그너그룹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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