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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현실이 된 '피크 차이나', 베트남·인도가 대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8 18:08

수정 2023.01.19 09:49

中 경제 저성장은 구조적
의존도 낮출 기회로 삼길
[fn사설] 현실이 된 '피크 차이나', 베트남·인도가 대안
'피크 차이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3% 성장에 그쳤다.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가 쪼그라들면 한국이 누려온 중국 특수도 사그라든다. 실제 지난해 한국의 무역흑자국 순위에서 중국은 22위로(12억5000만달러)로 밀렸다.
중국의 저성장은 추세적이다. 개혁·개방 정책에 착수한 이래 중국은 수십년간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어떤 나라도 고속성장 행진을 무한정 이어갈 수 없다. 일본이나 한국을 보면 안다. 설사 코로나가 꺾여도 중국은 예전 고도성장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마이너스로 돌아선 인구도 중국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이 줄었다. 저출산, 고령화도 심각하다. 중국은 '인구 보너스' 시대에서 '인구 오너스' 시대로 전환기를 맞았다. 그렇다고 '피크 차이나'에 대해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중국을 대체할 나라 또는 지역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한국은 베트남과 교역에서 342억달러 흑자를 냈다. 베트남은 단숨에 한국의 무역흑자국 1위로 떠올랐다. 1억 인구를 가진 베트남은 평균 나이도 30대 초반으로 젊다. 그만큼 시장가치가 풍부하다. 또 다른 아세안 국가로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약 2억8000만명으로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인도는 제2의 중국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유엔은 올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국을 차지할 걸로 내다본다. 평균 나이는 28세로 소비 잠재력이 크다. 지난해 한국의 대인도 수출은 188억8000만달러로 전년비 21% 뛰었다. 한국의 무역흑자국 순위에서 인도는 4위에 랭크됐다.

중국통인 지만수 박사(금융연구원)는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차이나 피크'에 경고음을 냈다. 그때부터 중국 특수가 정점에 이른 뒤 점차 사라질 걸로 봤다. 이제 경고는 현실이 됐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지 박사는 지난해 8월 유튜브('박종훈의 경제 한방')에 출연해 "중국 특수가 끝난 지 10년이 됐다"며 "중국을 추격자로만 볼 게 아니라 중국을 배우는 시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보복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 1992년 수교 이래 중국은 한국의 수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추세적 저성장은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우리의 대중 의존도를 낮출 기회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 정책을 폈고, 베트남 사례에서 보듯 동남아는 수출 주력시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인도 시장을 추가하면 대중 수출 감소는 넉넉히 상쇄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천명했다.
정부와 기업이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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