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타이드' 결속 다지고 바이든·시진핑 차례로 찾아 회담
월말엔 독일총리 맞이…'친트럼프 일변도' 보우소나루와 차별화
"브라질이 돌아왔다"…룰라, 중남미 이어 美·中 방문(종합)'핑크 타이드' 결속 다지고 바이든·시진핑 차례로 찾아 회담
월말엔 독일총리 맞이…'친트럼프 일변도' 보우소나루와 차별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전 정부에서 잃은 국제사회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남미 각국 정상과 독일 총리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잇달아 만난다.
18일(현지시간) CNN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오는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7차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1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서는 것이다.
미국 이남에 있는 사실상 모든 국가를 회원국(33개국)으로 둔 CELAC는 명실상부한 중남미 지역 최대 협의체다. 이들 각국 주 공용어만 5개(스페인어, 영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에 이른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남미에 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세력이 득세했던 '핑크 타이드' 시기 당시, 미주기구(OAS)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뺀 연합체 성격으로 창설됐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브라질 등 4개국이 특히 주도했는데, 당시 브라질 정상은 룰라 대통령이었다.
2004∼2010년 연임에 이어 올해 3기 정부를 출범한 룰라 대통령으로선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CELAC 정상회의 참석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에 더해 멕시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이 '제2 핑크 타이드'의 정점을 찍은 터라, 올해 회의에선 룰라 대통령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다른 회원국 정상 등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2020년부터 CELAC 참여 중단을 선언한 바 있어서, 브라질 정부 차원에서도 '복귀 신고'가 될 수 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오는 30일께 브라질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회담하는 데 이어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찾아 정상 외교를 펼친다.
그는 이날 브라질 중앙 노동조합 대표들과의 3기 정부 첫 간담회 자리에서 "다음 달 10일 미국, 3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브라질 폭동' 사태와 관련한 규탄 입장을 밝히며, 룰라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한 바 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우파 세력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묻고 싶다"며 세계 각국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재임 시절(2004∼2010년) 실리 외교로 큰 주목을 받은 베테랑 정치인, 룰라 대통령의 이런 취임 직후 행보는 '독단적 외교 노선'으로 비판을 받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승리 직후 연설에서 "우리는 세계에 브라질이 돌아왔다고 말하고 있다"며 브라질이 소위 '따돌림받는 신세'로 전락할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기와 맞물리면서 지나친 친미-친이스라엘 노선으로 브라질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코로나19 사태 때 타국의 '냉담' 속에 백신 외교마저 실패했다는 평을 받은 전 정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이다.
글로벌 광폭외교 행보 속에 룰라 대통령이 내놓을 중남미 역내 통합 구상과 대미·대중 외교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브라질 폭동' 선동 혐의를 받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미국 체류 기간이 양국 정상회담 때까지 이어질 경우, 그의 송환 문제도 관심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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