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19일 주택을 26명과 함께 공동상속 받아 임대주택 퇴거통보를 받은 A씨에 대해 '상속받은 주택을 처분할 수 없는 경우'로 보아야 한다며 임대주택에서 계속 거주하게 할 것을 의견표명 했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던 A씨는 지난 2020년 돌아가신 이모의 주택을 상속받게 됐으나 이를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공사의 주택 소유 통보를 받고서 소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모의 주택을 상속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어머니가 20년 전에 돌아가신 후로는 이모와 거의 연락 없이 살아와서 이모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본인에까지 이모의 주택이 상속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이모 사망 시점에 상속 포기도 하지 못했다.
A씨의 이모는 직계혈족이 없는 상태에서 사망해 이모의 주택은 이모의 살아있는 형제자매 3명, 사망한 형제자매의 자녀 24명을 합한 27명에게 공동상속이 됐다. A씨도 27명 중 1명이 됐다.
공사는 A씨가 주택을 소유하므로 임대주택에서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A씨는 '상속받은 주택은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처분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이로 인해 임대주택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국민권익위는 관련법 및 사실관계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공동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 기간 중 상속에 의해 다른 주택을 소유한 경우로서 주택 처분이 곤란하다고 입증되는 경우 상속인은 해당 상속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는 점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27명의 공동상속인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고, A씨의 사촌 23명이 대습상속 받는 등 공동상속인 구성관계가 복잡한 점 등을 고려했다. 현 상태에서 27명의 공동상속인 모두가 합의해 상속주택을 처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는 A씨가 상속받은 주택은 '사실상 주택 처분이 곤란한 경우'로 봤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A씨를 임대주택에서 계속 거주하게 할 것을 공사에 의견표명 했다.
국민권익위 임규홍 고충민원심의관은 "민원인이 현실적으로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잘 살펴봐야 한다"며 "국민권익위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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