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핵전쟁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전직 러시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핵 위협을 재개하면서 내놓은 경고이다.
1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드베테프 부의장은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핵보유국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주요 분쟁에서 절대 진 적이 없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 같은 언급은 현재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각국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결의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주요 인사가 핵 위협을 가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 푸틴 대통령의 언급 이후 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5일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 군사 비행장 2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비행기 2대가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은 “만약 핵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맨 처음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는 두 번째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 영토가 (선제적) 핵 공격을 받으면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급격하게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달 10일에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선제타격의 개념을 갖고 있고, 무장해제 타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이러한 개념을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후 한달여 만에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또다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고 “러시아의 핵 독트린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며 “이것은 분쟁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할 것이며, 이는 확실히 전 세계와 유럽 안보의 측면에서 좋은 징조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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