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아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시하고 설계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대장동 일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민용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부분은 이재명 시장이 설계하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지시하신 것이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지시받아서 하는 거라고 말했다"며 "이런 말씀을 드려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님이 천재 같지 않냐'는 식으로도 말했다"고 했다.
다만 정 변호사는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사업 방식 자체는 일종의 정책적 결정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업 리스크(위험)를 공공이 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때문에 확정 이익 방식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서 공사가 1800억여원의 확정 이익을 가져가고 민간업자 측이 나머지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는 이들이 받는 배임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정 이익을 먼저 배분받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런 사업구조에 따라 성남의뜰 지분 절반을 가진 공사는 1882억원의 확정 이익을 배당받았지만, 보유지분 7%에 불과했던 민간업자들은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배당 이익을 가져갔다. 유 전 본부장, 김씨, 남욱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에 최소 651억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21년 재판에 넘겨졌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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