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서방, 우크라 전차 지원 합의 실패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1 04:18

수정 2023.01.21 04:18

[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비롯한 50여개국의 우크라이나 첨단 전차 지원 논의가 20일(현지시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미 국방장관이 19일 독일 베를린의 독일 국방부 청사를 나오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을 비롯한 50여개국의 우크라이나 첨단 전차 지원 논의가 20일(현지시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미 국방장관이 19일 독일 베를린의 독일 국방부 청사를 나오고 있다. 로이터뉴스1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50여개국 국방장관, 군당국자들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첨단 전차를 지원하는 것을 놓고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 람스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5시간 넘게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지원을 하는 것을 놓고 논의했지만 첨단 전차 지원에서는 합의가 불발됐다.

다른 동맹국들의 동참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 14대를 보내겠다고 약속한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레오파르트 전차를 운용하는 15개국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이번 회의를 '동맹들 사이의 좋은 논의'였다면서 추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전차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레오파르트 전차는 독일이 생산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를 지원하려면 독일의 동의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가 전차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독일은 최신형인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에 소극적이다. 레오파르트2를 운용하고 있는 폴란드 등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명확한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도 첨단 전차 지원은 꺼리고 있다. 막대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지만 여기에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빠져 있다.

이 첨단 전차의 유지보수가 매우 복잡한데다 군수 역시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미국은 에이브럼스 전차보다는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 상당수가 레오파르트를 운용하고 있어 유지보수가 쉽고, 우크라이나 군이 배우기에도 에이브럼스보다는 레오파르트가 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서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

백악관 견해에 정통한 한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에이브럼스를 보내지 않으면 독일 역시 레오파르트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 독일측 주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일 정부 대변인 스테펜 헤베스트라이트는 독일이 레오파르트 지원 조건으로 에이브럼스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다짐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지원이 결정될 경우를 대비해 국방부에 독일 전차 재고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일단 결론이 나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독일이 결정에 앞서 모든 장단점을 골고루 검토해야 한다면서 "단기간에 결정이 날 것임을 확신하지만...결론이 어떻게 날 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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